Sylphid 4th - 4. Green Plains, Dark Blood : 3


  그 순간, 미사일 발사 장치의 덮개가 열리면서 미사일들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사 장치가 일행이 있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을 보자마자 그간 끌어들인 마력을 지팡이에 집중시켜서 하늘로 방출하는 것으로 낙뢰 줄기들을 한 줄기씩 발사 장치에 떨어뜨리려 하였다.
  당시 함체에 보였던 발사 장치는 4 개로 좌측, 우측에 2 개씩 자리잡고 있었으며, 떨어지는 번개 줄기는 4 개라 한 줄기씩 미사일 발사 장치에 도달하고 있었다. 한 줄기씩 번개 줄기들이 연속으로 낙하하면서 폭발과 함께 빛을 퍼뜨리며 미사일 발사 장치를 강타하고 있었다. 미사일의 장갑 자체는 튼튼했기에 그것보다는 발사대의 장치들을 파괴해, 미사일을 떨어뜨려 충격을 가하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잘하면 미사일들의 내부에 장입된 폭약이 충격으로 폭발하는 상황을 노릴 수도 있었다.
  그 무렵, 전투기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미사일 장치에 번개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날아온 것 같았다. 당시에 나타난 전투기들 중에 가장 큰 것은 그 길이가 내 키의 3 배 이상은 되어 보이는 다소 큰 것들로 기수 아래에 길다란 포신이 장착되어 있었고, 주 날개마다 4 개씩 포신들, 미사일 발사 장치들이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내 크기만한 것들, 그보다 작은 개체들도 다수 몰려오고 있었다.
  다양한 크기의 다양한 무장 장치들을 갖춘 전투기들이 여러 방향을 향해 포격을 가하는 것으로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위협을 가할 것임이 분명했던 만큼, 그것들을 먼저 상대해야 했겠지만 발사대 타격도 뒤로 미룰 수 없었던 만큼, 우선은 소정령의 번개 작살, 번개 화살들로 이들을 상대하기로 하였다. 대형 전투기들이 앞장서 오고 있었던 만큼,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 중 다수를 대형 전투기들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소정령에게 전투기들의 타격을 맡기려 하는 순간, 앞쪽의 장치들에 장착된 미사일들이 내부의 폭발과 함께 떨어지기 시작했고, 뒤이어 뒤쪽의 장치들에 장착된 개체들도 앞쪽 개체들의 뒤를 따라 바닥에 추락, 이후에 미사일이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폭발, 내부에서 열기가 폭풍, 연기와 함께 분출하는 광경이 보였다. 그리하여 미사일 발사대에 집중되던 마력을 앞쪽의 전투기 쪽으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좌측의 세미아, 그리고 우측의 아네샤도 함체 쪽을 타격하는 대신에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와 전투기들을 공격하기로 해 내가 위치한 일대로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 줄기, 푸른색 빛을 발하며 곡선을 그리는 바람 작살들이 전투기들을 향해 날아가는 광경도 보이기 시작했다.

  함체의 미사일 발사 장치들에서 폭음이 터져 나오고, 발사 장치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을 때,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대형 전투기들의 날개에서 발사되는 광탄들을 피해 가며, 그것들 중 앞서 오는 것에 접근, 그리고, 그 개체의 기수, 동체에 낙뢰를 내리면서 번개 기운으로 파랗게 빛나는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로 유사 낙뢰를 일으켜 우측 날개의 접합 부분을 타격하도록 하였다. 몇 번의 타격 끝에 접합 부분이 떨어져서 결국 우측 날개 부분이 절단면에서 불길을 일으키며 추락해 갔고, 그로 인해 균형을 잃은 전투기 역시 좌측으로 기울어지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 추락해가던 전투기는 곡선을 그리는 바람 줄기에 궤뚫려서 폭발했으니, 아네샤가 다른 개체들을 타격해 가던 와중에 그 추락해 가던 기체까지 목표로 정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함교 부근 상공으로 몰려온 전투기 무리를 치열하게 타격해 가면서 큰 개체들부터 하나씩 폭발해 갔다. 내가 앞장 선 대형 전투기를 추락시킨 이후, 아네샤가 그 뒤를 따라 뒤따라 오던 대형 전투기를 추락시키고, 세미아가 다른 대형 전투기를 격추시켜 갔다. 이후, 뒤따라 오던 전투기들을 나를 비롯한 3 명이 격추시킬 즈음, 나를 비롯한 3 명의 주변에서 나를 따라가며, 인간형 병기들을 상대해 가던 리마라가 검을 들고, 대형 전투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광탄들을 피해 가며, 칼날에 바람 기운을 실어 기수를 베어내고, 한 쪽 날개를 찢어내는 것으로 비행기들을 추락시키려 한 것.
  소형, 중형 전투기들이 정리된 이후, 내가 그런 리마라를 도와주기로 하고, 리마라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고, 리마라가 검에 바람 기운을 실어 날개를 찢어내는 동안, 내가 날개 등지에 자리잡은 공격 장치들을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공격해 파괴해 가는 방식으로 리마라를 도와주기로 했던 것.
  이후, 마지막 전투기마저 폭파되어 사라지자, 나는 함교의 우측 너머에 있던 아네샤의 곁으로 가려 하였고, 그러면서 함선의 좌측으로 세미아와 동행하던 리마라와 다시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잠시 함선 우측 너머의 상공을 바라보니, 눈앞으로 여러 크고 작은 검은 함선들이 일행이 공략해 가던 대형 함선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만, 이들이 공격할 조짐은 없었고, 그들의 존재가 신경이 쓰이기는 했으나, 가만히 있기도 했고, 상공 일대에 일행만 있는 것은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깊이 의식할 필요는 당장에는 없을 것이라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이미 일행이 향하는 동쪽 방향으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새벽을 넘어 아침 시간이 된 것으로, 하늘 위에 떠 있는 검은색을 띠는 함선들의 모습이 점차 밝은 색을 되찾기 시작하는 하늘의 색과 더욱 대조를 이루고 있었으니, 그 광경을 보고, 빛의 세상을 침범한 악마의 무리가 배를 타고 있는 모습일 것이라 혹자가 그렇게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비행을 하면서 아네샤가 있던 곳으로 날아가려 하던 그 때, 그 근처에 있던 함체 우측의 장치에서 붉은 빛 줄기가 함체의 전방 쪽을 향하다가 굽이져서 일행 쪽을 향하는 곡선을 그리다가 일행 쪽으로 직진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후, 함체의 여러 장치에서 발사되는 곡선을 그리며 거대한 빛의 그물을 이루어 가던 붉은 빛 줄기들을 마치 그물눈 사이에 숨었다가 그물눈이 사라지는 틈에 움직이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피해 가면서 해당 장치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곡선을 그리는 푸른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곡선을 그리는 장치들을 타격하려 하였다. 함체에서 곡선을 그리는 빛 줄기들을 발사한 만큼,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맞대응하려 한 것이었다. 그렇게 발사된 번개 줄기들이 함체의 장치에 닿을 때마다 장치 내부에서 폭발, 푸른 빛이 퍼진 이후에 내부에서 붉은 열기가 터져나오는 모습을 보이며, 장치들이 폭발해 가는 모습을 보였고, 장치들이 폭발해 가면서 광선에 의한 위협도 점차 줄어갔다.
  광선들의 위협이 줄어가면서 광선들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게 되자, 비로소 아네샤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하지 못한 가속을 해서 가능한 빠르게 아네샤의 곁으로 가려 하였다. 그 무렵, 기수 부분에 집게 손처럼 생긴 장치들을 달고 있던 검은 전투기들이 몰려와, 기수에서 붉은 광선들을 발사하며 위협을 했으나, 그 정도는 이제 와서는 큰 위협도 아니었던지라, 바로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격추시켰다, 이들의 움직임은 내가 비행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거나 하지 않았다.

  한편, 아네샤는 함교의 우측 부근에서 함교의 함포 장치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향해 하늘색 빛을 발하며 곡선을 그리는 바람 줄기들을 발사하면서 자신 곁에 머무르는 소정령으로 바람 화살들을 발사해, 자신 쪽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소형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 전투기 무리 중에는 화살표처럼 생긴 은색 전투기들도 날아오고 있었으며, 그들 중 격추되지 않은 이들이 인간형 병기의 모습으로 변하려 하고 있었다.
  이들은 두 팔에 주황색 빛을 생성하고서 나와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려 하는 그 때, 리마라가 이들을 향해 날아와서는 바람의 기운을 실은 검으로 이들의 우측으로 달려들었다. 처음 마주했던  하나는 목을 쳐서 목을 절단한 이후에 허약해 보이는 허리를 베어 절단해 추락시켰고, 그 뒤로 다가오는 것들은 팔이나 허리 관절을 베어 내부를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
  여기에 나도 지팡이에서 푸른 번개 칼날을 생성해서 인간형 병기들로 변해 가는 전투기들을 격추시키고, 뒤 이어 다가온 넓은 날개를 가진 검은 전투기 무리로 다가갔다. 그 무렵, 거대 전투기 4 기가 마름모형 대형을 이루면서 함교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앞장서던 개체, 양 날개에 긴 포신을 가진 포대들이 하나씩 장착되고 그 주변에도 작은 포대들이 장착된 그 거대 전투기의 포대들에서 발사되는 빛 줄기, 광탄들을 피해 가며, 포대들을 타격해 포대들을 폭파시키려 하였다. 큰 포대가 폭발한 충격으로 양 날개가 떨어지면서 절단면에서 불길을 뿜어내며 추락해 갔다. 이후, 다가오는 거대 전투기 3 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타격해서 격추시키면서 해당 거대 전투기들의 대열을 격멸시키게 되었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비로소 함교의 주포, 부포들에 바람 줄기로 폭격을 가하던 아네샤의 곁으로 올 수 있었다. 내가 다가올 즈음에는 이미 주포 근처에 배치된 부포들 중 하나가 수차례 열기와 폭풍을 터뜨리면서 폭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그 때, 함수 쪽 우측 장치에서 검은 철퇴처럼 생긴 공뢰들이 아네샤가 있는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 공뢰들을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 그리고 번개 줄기들로 앞서 오는 것들부터 폭파시키려 하였다.
  너무 개체 수가 많아 혼자서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나, 다행히도 세미아가 잠깐 합류해 이들을 같이 폭파시켜 주어서 간신히 상황을 마무리시킬 수 있었다. 다만, 그 무렵에 함수 쪽에서 피색을 띠는 빛과 같은 형상의 유도탄들이 날아와서 이들을 피해 움직여야만 했다. 빠르게 나와 세미아 등을 추적하던 그 무리는 어느 시점에서 폭발해 사라지면서 그 추적을 멈추었다.
  그 무렵, 아네샤가 거대 전차 크기만한 주포를 타격해 가면서 그 몸체 내부가 폭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주변 먼 곳까지 울려 퍼질 듯한 굉음 그리고 멀리까지 전해질 공기의 진동과 함께 그 몸체가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함선의 주포 하나가 함체에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 광경이 보이게 되었다.
  이후, 붉은 광선들을 여러 방향으로 흩뿌리는 작은 개체들이 하나씩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 근원을 추적하다가 인근의 함선들 중 하나에서 이들이 몰려오고 있음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근원을 찾기 위해 나서게 되었다. 이번에는 혼자 나섰는데, 세미아, 리마라 그리고 아네샤 모두 각자에게 맡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함선을 향해 홀로 날아가는 도중에 기함 쪽으로 날아가는 작은 비행체 무리와 마주하게 되었다. 이들은 2, 3 개체씩 내 앞으로 다가왔으며, 나에게 접근할 때마다 개체들은 붉은 광탄, 광선들을 흩뿌리며 빛으로 화망을 형성하도록 하고 있었다.
  화망을 이루는 붉은 빛 줄기들 그리고 광탄들을 이리저리 피해 가면서 푸른 번개 줄기들을 불러오고, 또, 소정령이 푸른 번개 작살들을 연속 발사해 개체들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작은 개체들은 장갑이 없었던 탓인지 번개 줄기에 금방 뚫려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은 개체라 그러한지 폭발도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후, 함선을 호위하는 전투기들로, 이전에 기함 위쪽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던 거대한 날개를 갖춘 대형 전투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이들의 포신에서 발사되는 붉은 빛 줄기들을 피하고, 동체 부분에서 사출되어 전방 쪽으로 몰려가는 원형 공뢰들을 타격해 파괴해 가면서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전투기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기함에 있는 것보다도 오히려 그 수는 일곱으로 기함에 있던 것들보다도 그 수가 많았다. 기함에서는 리마라와 함께 상대했지만, 그 때에는 홀로 상대해야 했던지라 부담이 더욱 컸다.
  포신에 의해 발사되는 빛 줄기들이 내 주변의 여러 방향에서 날아왔고, 또, 한 번에 폭파되지 않고, 일정 거리를 날아간 이후에는 폭발하는 특성을 가진 공뢰들도 다수가 몰려오니, 보통 위험한 상황이 아니기는 했다. 그럼에도 내가 자초한 일이고, 내가 하기로 한 일인지라 가능한 공뢰들을 잘 피하고 폭파시키면서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 순간, 건너편의 함선들 중 하나를 초록색 빛 줄기 하나가 궤뚫는 모습이 보였다. 함교 쪽이 초록 광선에 뚫린 이후로 함선은 함교 쪽부터 폭발하기 시작했고, 그 폭발을 목격한 것인지, 전투기들 중 일부가 폭발한 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 쪽으로 세 개의 날개 부분이 녹색을 띠는 글라이더들이 상공을 지나가, 그 너머의 함선 쪽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중 가장 뒤쪽의 글라이더 날개에 길다란 포신이 장착되어 있었고, 이들 글라이더들이 녹색 광탄, 빛 줄기들을 발사하고 있어서 방금 전의 녹색 광선을 그 무리 중 하나가 발사했을 것임을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이들 무리가 상공에 나타나기 시작하자마자 전투기들 중 5 기가 W 대형을 이루며, 그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하니, 내가 있는 쪽에는 2 기만 남게 되었다. 그 2 기 정도면 나를 격추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내렸던 모양.
  날아드는 공뢰들을 번개 작살들로 폭파시키려 하면서 포신들을 목표로 정하고 번개 줄기들이 앞쪽 전투기의 포신들을 향해 곡선을 그리며 집중적으로 날아가도록 하였고, 이후, 두 포신 쪽에 번개 줄기들이 모이며, 푸른 번개 빛이 포신들의 모습을 가리는 모습이 보이더니,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각의 포신 쪽에서 번개 빛을 뚫고 폭풍이 붉은 열기 그리고 잿빛 연기와 함께 분출되었고, 이후, 다시 한 번 각 포신 자리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고, 충격파가 발생하면서 그로 인해 날개들이 절단되어 절단면들에서 불길, 연기가 분출되면서 추락해 갔다. 이전의 대형 전투기들처럼 셋으로 나뉘어 추락해 가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었다.
  이후의 전투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공략해 가려 하였다. 이번에는 포신을 비롯한 공격이 가능한 장치들을 하나씩 집중적으로 타격하려 하였고, 이를 위해 우선, 동체 중심의 뒤쪽에 위치한 공뢰 발생 장치를 목표로 정하고, 목표를 향해서만 번개 줄기들이 날아가도록 하니, 이들이 한 지점에 집중되면서 동체 뒤쪽에서 거대한 전기 구체가 폭발하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그 자리에서 붉은 열기가 터져 나오고, 폭발의 충격으로 동체가 부서진 이후, 불길이 배기구 쪽으로 옮겨 붙으면서 배기구 쪽이 폭발, 이후, 연쇄 폭발하면서 동체 전체가 터져 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째 비행체는 절단면에 불이 붙은 날개만 남았으며, 절단면부터 서서히 불길이 커져가는 모습을 보이며, 지면 쪽으로 떨어져 갔다.

  그렇게 함선을 지키고 있던 비행체들의 대열을 돌파하면서 함선의 함교 쪽으로 접근해 가기 시작했다. 함선 쪽에서는 이미 자신을 호위하는 이들이 없어졌음을 알아차렸는지, 함교 부근, 그리고 함수 쪽의 포대들이 상공 쪽으로 포신을 향하면서 광탄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광탄들을 피하고, 포대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낙뢰, 번개 줄기들을 발사해 파괴해 가면서 함교의 바로 앞으로 도달하려 하였다.
  '방금 전의 그 글라이더들은...... 현지의 경비대원들인가?' 그러면서 한편으로 이전에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글라이더들의 존재를 떠올리며 그 글라이더에 탄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혼잣말로 표현하려 하였다. 강력한 병기를 탑재한 것처럼 보이는 글라이더들로 이들의 존재를 기계 병기들이 유난히 신경쓰고 있었던 탓인지 함선을 지키던 대형 전투기들이 그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암만 그래도 그 전투기들의 무장이 보통이 아닌지라, 그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되고 있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사람들, 괜찮겠지.......?' 쫓기던 이들에 대한 걱정이 들어 그렇게 말했고, 여력만 되면 그들을 쫓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으나, 나를 비롯한 일행 전체가 기함에 매달린 이상, 그들에게 손을 벌릴 여력 자체가 없었기에 그들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전투기들의 추격을 무사히 벗어나길 바랄 따름이었다.

  함선의 앞 부분, 그 우측의 해치들 중 하나가 개방되었고, 해치에서 1 기씩 전투기들이 사출되어 일행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하자, 나의 앞에 있던 아네샤가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 줄기들을 이들을 향해 발사해 바람 줄기들이 이들을 추적하도록 하였다. 세미아 역시 좌측 부근에서 반대편에서 사출된 전투기들을 하늘색 빛을 발하는 작살들을 발사해 가며, 격추시키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네샤, 세미아가 바람 줄기들로 이들을 격추시키려 하였으나, 그럼에도 일부는 일행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고, 이들이 일행이 있는 일대로 다가와 기수 부분을 개방하더니 빛 기둥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보라색 빛 기둥들이 한 줄기씩 분출되어 일행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행 쪽으로 다가온 이들은 내가 처치하기로 하고, 빛 기둥 틈에 어떻게든 파고들어,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한 이후에 이들의 동체를 번개 줄기로 집중 타격하기로 했다. 번개 줄기들을 발사한 이후에도 번개 줄기들의 바람 기운으로 이들을 직접 움직여 빛 기둥을 피해가며, (그대로 놓아 두었다가는 빛 기둥에 번개 줄기가 흡수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체를 타격하도록 하였다.
  결국 이들은 몇 번의 타격 끝에 장갑이 뚫리고 내부가 폭발하면서 하나 둘 씩 추락하기 시작해, 불길을 일으키며 산 위로 떨어지다가 폭발했다.

  이후, 함선의 앞 부분에 장착된 장치들이 개방되면서 피와 같은 붉은 빛을 뿜어내기 시작해, 각각의 빛에서 붉은 광탄들이 발사되어 일행 쪽을 향하기 시작하였으며, 간혹 빛 줄기들도 발사되어 일행이 있는 일대로 난사되어 일행을 위협하기도 하였다.
  그런 붉은 빛들의 난사에 빛 줄기들이 난사되는 근원인 장치를 향해 나를 비롯해 세미아, 아네샤까지 그들이 했던 것처럼 파란색, 하늘색을 띠는 바람 줄기, 번개 줄기들을 난사해 가며, 함선의 장치들을 폭격해 갔고, 결국 장치들 역시 이전의 전투기들처럼 하나씩 폭파되어 가면서 그 자리에 불길과 연기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위협의 근원을 줄여가며, 일행은 함수 쪽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한편, 백병전 위주의 능력을 갖추고 있던 리마라는 나를 비롯한 3 사람의 주변을 맴돌며, 3 사람을 향해 접근해 오던 병기들을 격파해 가고 있었다. 주로 전투기들을 자신의 검에서 생성된 칼날로 격추시켜 가고 있었으나, 때로 인간형 병기들이 다수 몰려올 때가 있어서, 이들을 상대할 때도 있었다. 이들은 대개 1 ~ 3 기씩 몰려왔으나, 다수 몰려올 때도 있어서 그 때에는 내가 그의 곁에서 같이 병기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함선의 함수 부분으로 다가가며, 기계 병기들을 제압해 가던 그 때, 함선의 우측 부근에 또 다른 함선 무리 쪽에서 병기들이 사출되어 기함 쪽으로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 중 앞서 오는 이들은 인간형 병기들로 오른손에 창을 쥔 채로 다가오고 있었다. 우선 앞서 오는 이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파시킨 이후에 폭발에 의해 발생한 연기를 뚫고 붉은 광탄들이 발사되기 시작하고, 이어서 검붉은색을 띠는 공뢰들이 발사되기 시작하자, 공뢰들을 저지하는 겸, 함선을 격파하기 위해 함선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공뢰들을 피해가고, 때로는 폭파시키면서 함선에 접근해 가는 동안 함선의 먼 저편에서 한 무리의 글라이더들이 날아드는 모습이 잠깐 보였다. 이들은 함선 사이를 지나다니며, 노란색, 초록색 빛 줄기들을 발사해 갔고, 빛 줄기들은 병기들은 함선 주변의 병기들을 격파해 가며, 그 자리에서 폭발이 일어나도록 하고 있었다. 때로 뒤쪽의 글라이더가 초록색의 거대한 빛 줄기를 발사, 함선을 궤뚫는 광경이 보이기도 했다.
  '이전에 잠깐 보았던 그들이려나.' 그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 않기는 하였으나,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그 무리를 연상케 하는 일면이 있었다. 같은 이들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전에 추격을 가했던 그 전투기 무리는 그들에 의해 격파되었다는 이야기인데....... 다만, 멀리서 보기만 해서는 그 실체를 확실히 알 수 없었던 만큼, 그런 이들이 있었다는 정도로 넘어가고, 내 근처의 일에 다시 집중하기로 하였다.

  함선에 접근해 오자마자 한 무리의 전투기들과 맞서게 되었다. 우선 맞선 이들은 거대한 날개를 가진 대형 전투기의 일종으로 내가 접근해 오자마자 동체의 좌우 부분에 자리잡은 해치를 개방하더니, 각 열린 부분에서 공뢰들을 사출하기 시작하니, 공뢰들 중에서 피할 수 없어 보이는 것들은 격추시키고, 나머지는 피해 가면서 전투기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을 잇달아 방출하면서 전투기의 중심부를 몇 번 타격하자 중심부가 폭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중심부에서 한 차례의 격렬한 폭풍과 함께 터지면서 남은 부분들이 흩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격파되었다.
  이후, 뒤따라 오던 전투기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타격해서 하나씩 폭파시켜 갔다. 그러는 동안 주변 일대에서 비행기의 날개 하단에 하나씩 두 팔이 장착되어 두 팔이 총포를 들고 있는 형태의 소형 전투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각각의 총포에서 광탄들을 발사하며 나를 위협해 오니, 이들을 소정령을 통해 격추시키면서 대형 전투기들을 상대해 갔다. 마지막 전투기가 격파될 즈음해서 함선의 근방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함선은 함체에 자리잡은 다수의 함포에서 짧은 빛 줄기 형태의 광탄들을 연사했고, 그와 더불어 주변에 자리잡은 호위 병기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몰려들었다. 우선 다가온 이는 앞 부분이 길다란, 거대한 방패처럼 전투기로 기수의 하단에 총포가 장착되어 있어서 포구에서 붉은 빛 줄기를 번쩍이며 돌격해 왔다. 빛 줄기는 가늘었지만, 순간적으로 발사되었기에 방심하면 맞을 위험이 컸다. 빛 줄기가 발사될 즈음에 울려 퍼지는 공기를 긁는 듯한 소리 역시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전투기들에게 공격 수단은 그 빛 줄기가 전부였기에, 빛 줄기가 발사되는 방향만 잘 피해서 타격하면 그만이었다. 함포를 번개 줄기들로 타격하는 동안, 소정령의 번개 화살들로 방패처럼 생긴 몸체부터 깨뜨리는 방식으로 하나씩 격파해낼 수 있었다.
  함포들을 타격해 폭파시키면서 중형 전투기들과 마주하기 시작했다. 날개 하단에 하나씩 거대한 탄통을 장착하고 있는 중형 전투기들은 적인 나와 마주하자마자 붉은 광탄들을 흩뿌려갔다. 그런 공격에 광탄들을 어떻게든 피하면서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을 불러와 탄통부터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격파해 갔다. 함포 타격은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이 담당하도록 했다.
  이후로 함포들이 폭파되는 동안 함선 부근에서 계속해서 위협적인 병기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머리 크기만한 작은 병기들로 붉은 빛 줄기들을 흩뿌리며 위협해 오는 철퇴 모양의 병기들이 우측 전방에서 몰려오고-인접 함선에서 온 것 같았다-, 이후로 상단에 회전하는 날개를 장착한 기둥 모양의 병기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접근해 왔다. 회전하는 병기의 몸체에서 광탄들이 주변 일대로 방사되었으며, 이들 중 일부가 내가 있는 쪽으로 몰려왔다.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그들의 회전하는 날개와 몸체의 접합 부분을 공격해 이들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들을 떨어뜨린 이후, 함선에서 사출되어 나를 추적해 가던 빛 무리들이 폭발해 사라진 이후가 되어서야 나는 비로소 다시 함교 쪽의 타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함포들은 폭격으로 거의 대부분이 폭파된 상태였고, 이후로 간간히 미사일들이 함체의 상단에서 발사되기는 하였으나, 큰 위협을 줄 정도는 되지 않았고, 그래서 함교 쪽을 집중적으로 타격해 함교를 폭파시키고, 함교 안쪽에까지 타격을 가해 함체 내부까지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함체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난 이래로 연쇄 반응에 의한 연속 폭발로 함체 바깥이 파열되는 모습을 보이니, 그 때가 되어서야 나는 앞쪽의 함선 쪽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병기들을 사출해 내가 있는 쪽으로 보냈을 함선은 이전의 함선과 비교해서 그렇게 크지는 않아 보였으나, 함체에 해치로 추정되는 장치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었고, 그래서 모함 혹은 수송함의 일종일 것임을 그 모습을 보며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함선에 접근하자마자 뒤쪽의 해치부터 개방되어 해치 안쪽에서 대량의 병기들이 사출되기 시작했다.
  우선 몰려온 것은 이전에 보았던 광선들을 흩뿌렸던 철퇴 모양의 소형 병기들로 이들이 격추된 이후에는 이전에 보았던 빛 기둥을 사출하던 전투기들이었다. 함선은 나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기에 사출된 이후에는 상승해서 내가 있는 높이까지 올라가려 하였는데, 그 때를 노려, 나에게 접근하기 전에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이 그들을 향해 날아가, 그들을 격추시키는 것으로 그들에 의한 공격을 차단하려 하였다. 하지만 다 차단하거나 하지는 못했고, 일부는 내 앞으로 다가와 광탄, 광선 포격을 가했으며, 그것들을 피해 가면서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이들을 폭파시키면서 그들의 대열을 돌파, 함선의 함미 근처에 이르렀다.
  함선의 함미 부근에 이르자마자 해치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낙뢰들을 소환해, 함선 좌우 부분의 해치들을 동시 타격해 해치를 파괴하고, 그 안쪽에까지 피해가 가하도록 하려 하였다. 함미 쪽의 해치들을 타격할 때에는 바람의 기운을 크게 소모해 가며, 강한 번개 줄기들을 소환하려 하였기에 해치가 금방 파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해치가 파열될 때마다 그 안에서 기계 병기들이 다급히 튀어나오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한결 같이 불길에 휩싸인 채,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으니, 마치 불길 속에서 급하게 튀어나왔지만, 이미 불이 붙어 그로 인해 고통에 울부짖는 사람들 같았다. 얼핏 보면 비참해 보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그럼에도 그것들은 검은 갑주를 입은 기계 병기였으며, 세상을 오염시킬 여지가 있는 이들이었다. 전부 격추시킬 필요가 있었고, 뛰쳐나오는 이들 중에서 폭발하지 않은 이들을 소정령의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켜 갔다.
  그 이후로 함선의 중간, 함수 부분의 해치들 역시 번개 줄기들로 타격해 그 내부를 파열시키려 하였으며, 그 때마다 병기들이 튀어나와 불길에 휩싸인 채, 폭발해 가고,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로 함수 부분에 접근할 무렵, 함교, 함수 부근에 장착된 광선 발사 장치들이 빛 줄기들을 뿜어내었으나, 나는 그 정도 포격을 피하지 못할 사람은 아니었다, 바로 피해내고서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타격을 가해 폭파시키고서 함교로 접근했다.
  함미를 비롯한 함체의 여러 부분이 해치 내부의 파열로 인해 어두운 색의 불길이 치솟는 동안 함교에 접근, 함교의 함포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들을 피해 가면서 함교를 낙뢰로 집중 타격하였다. 몇 줄기의 푸른 낙뢰가 함교에 집중되면서 한 지점에 폭발을 일으키니, 결국 그것을 버티지 못하고 함교의 장갑이 깨진 이후에 그 내부에서 파열이 일어나 열기를 품은 폭풍이 터져나오는 모습까지 보이게 되었다. 그러한 폭발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결국 함교 역시 붕괴되고, 열기와 연기가 뿜어나오는 그 안쪽이 노출되면서 그 안쪽으로 낙뢰가 떨어지면서 내부까지 폭발하게 되었다.
  수송선이 그렇게 터지면서 그 내부에 남은 병기들이 일제히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불길에 휩싸여 추락하는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상태가 온전했기에 함선 폭파의 원인이 된 내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려 하니, 그렇게 나는 함선이 폭발하는 동안, 다수의 병기들과 일제히 맞서게 되었다.
  암만 여러 병기들을 한 번에 격추시킨 경험이 많았다고 해도, 그렇게 한꺼번에 대량의 병기들이 들이닥치는 것은 당장에 어찌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 보자는 생각으로 소정령을 앞세워 번개 화살들을 쏟아내면서 뒤로 물러나 그들과의 거리를 좁히려 하였다. 하지만 마치 분노에 차 있는 듯한 그들의 돌격 속도는 예상을 넘어설 정도로 빨랐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그들에게 압도당할 것임이 너무도 뻔했다.
  다만, 이들의 화력이 내가 있던 전방 쪽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그 점을 노려, 화망을 피해 이들의 아래 쪽으로 움직이려 하면서 속도를 냈다. 그 움직임을 뒤늦게 알아차린 병기들이 그런 나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이에 나는 앞장서는 이들을 번개 줄기들로 격추시키면서 지상 쪽, 수풀 사이의 계곡과 하천에 가장 근접한 함선 쪽으로 접근, 그 함선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미사일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피해 가면서 비행 방향을 돌리며, 보호막을 펼치고, 나를 추적하던 병기들의 화망 속으로 다시 뛰어들려 하였다.
  나를 추적하기 바빴을 미사일들은 나를 따라오다가 나를 추적해 오던 병기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가 미사일에 의해 타격을 받아 폭파되기에 이르렀다. 이들이 미사일 요격에 집중하는 동안, 나는 그들의 화망을 피해 그 대열의 끝에 이를 수 있었고, 그러면서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 그리고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로 이들을 집중 타격해 폭파시킬 수 있었다.

  병기들을 폭파시킨 이후로, 나는 다시 함선 쪽으로 비행 방향을 돌리고서, 함선에서 추가로 발사된 미사일들을 격추시킨 이후에 함선 쪽으로 다시 접근해 함선의 배기 기관들을 지팡이에서 분출되는 번개 줄기로 타격하려 하였다. 그리고 함선의 배기구가 지속적으로 전기 기운에 의해 노출되어, 그로 인해 파열되어 폭풍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니, 바로 배기구와 함미 쪽을 지나쳐서 함교 쪽으로 접근하려 하였다.
  그 때, 전방 쪽에서 몰려오는 병기들을 향해 한 줄기 보라색 혹은 푸른색을 띠는 번개 줄기가 날아오더니, 병기들의 대열을 마구 휘감는 듯이 번개 줄기가 오가기 시작하고, 이후, 병기들은 거의 동시에 폭발을 일으킨 이후에 추락하거나 공중에서 산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는 바로 시선을 위로 향했고 (번개 줄기가 위쪽에서 발사되었음이 그 이유), 그 이후로 함선 위쪽의 한 지점에서 한 사람, 아니 두 사람이 날아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갈색 옷차림을 하고 오른손에 지팡이를 든 긴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좌측에 보였고, 그 옆에 녹색 상의에 약간 엷은 녹색의 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짧은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보였다. 아샤란 (Asyaran) 그리고 모린 (Morin) 이었다.
  아샤란 그리고 모린 역시 이 일대에 이르러서 함대 사이를 오가고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다가 내가 마주하게 된 함선에 근접하면서 병기들과 맞서는 도중에 나와 마주하게 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이 타격한 것은 나와 거리를 두는 한 곳에 있었고, 그들의 움직임은 내가 위치한 것의 앞쪽 건너편에 있는 함선 쪽을 향하고 있었기에 아직 나와의 접점이 있거나 하지는 않아 보였다.   함교에 접근하자마자 함교 근처의 함포들이 붉은 빛을 발하고, 붉은 광탄들이 몇 개의 직선 대열을 이루면서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하고. 그 광탄들을 피해 가며, 함교를 공격 목표로 정해서 번개 줄기들을 쏘아 보내려 하였다.
  그 무렵, 근방의 함선들에서 구상에 가까운 형태의 소형 병기들이 날아들더니, 회전하면서 빛 줄기들을 쏘아 보냈고, 이들 중 일부가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어서 이들을 피하고 소형 병기들을 격추시키면서 함교를 타격해 가려 하였다.
  함교는 몇 번의 타격 이후, 폭발하였고, 그 이후, 뚫린 내부를 향해 몇 차례 낙뢰 공격을 가하니, 함교 안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 이후, 폭발이 주변의 함체까지 확산되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건너편의 함선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 사실상 폭발한 것이나 다를 바 없던 함선은 내가 그 너머에서 날아온 병기들과 맞설 무렵에 뒤쪽에서 굉음을 일으키며 폭발을 일으켰음을 알렸다.

  한편, 아샤란 그리고 모린은 건너편에 보이던 함선의 함교 부근에 접근하고 있었으며, 함교 부근의 상공에서 아샤란은 푸른 번개 줄기들을 발사, 함선 뒤쪽의 여러 장치들을 따라 나아가는 궤적을 그리면서 번개 줄기들이 함포들을 비롯한 장치들을 타격해 가도록 하였으며, 모린은 함선 앞쪽으로 거대한 바위들을 하나씩 소환, 각각의 바위들이 함체로 낙하시켜, 그 충격으로 함포 등이 부서지도록 하고 있었다.
  이후, 원통형 몸체 위에 장착된 거대한 날개들을 회전시키며, 대형 비행형 병기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자, 모린이 이들을 상대하기로 하고, 아샤란은 계속해서 함포들을 향해 폭격을 가하고, 그 동안, 모린이 두 손 앞에 거대한 바위를 하나씩 이르도록 해서, 그 바위를 주먹처럼 휘두르면서 병기들을 공격해 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아샤란의 번개 줄기에 의해 함교 주변의 함포들을 비롯한 장치들이 파괴되어 불기둥과 연기를 일으키기 시작할 즈음, 모린이 함교 근처로 다가가서 함교를 향해 바위들을 하나씩 떨어뜨리기 시작, 바위들이 함교에 격돌하면서 충격파와 폭풍을 일으키며, 함교과 그 주변의 함체 표면에 충격을 가하고, 이후, 함교가 무너지고, 파손된 함체 표면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왼손을 높이 들고, 주문을 영창하더니, 이전보다 더욱 크고, 열기 때문인지 붉게 빛나는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바위가 함교가 무너진 부분을 향해 이전의 바위들보다 더욱 빠르게 격돌해 갔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동안 내가 있는 쪽으로 한 무리의 병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병기들의 수는 다섯으로 모두 인간형 병기들이었다. 각 개체들은 길다란 총포를 두 손으로 잡고 있으면서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들다가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진 시점에서 두 손으로 든 총포의 총구가 내가 있는 일대를 향하도록 하고서, 사격을 개시, 각각의 포구에서 붉은 광선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직진하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보호막을 불러오고서, 병기들을 목표로 정한 이후에 지팡이에서 파란 번개 줄기들이 발사되도록 하였다. 곡선을 그리는 번개 줄기들이 병기의 총포를 타격해 폭파시키고, 이어서 두부와 흉부를 타격해 장갑판이 부서지도록 하였다.
  번개 줄기에 의해 타격을 받으면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가운데의 인간형 병기를 비롯해 여러 병기들이 불길에 휩싸이며 추락하거나 공중에서 산화하였지만-도중에 허리에 꽂혀있던 검을 꺼내려 한 이들도 있었다-, 왼편 끝에 보이는 병기 하나가 왼쪽 어깨 쪽에 상처를 입은 채, 검을 오른손에 들고 돌진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병기는 오른손의 검을 앞으로 향하며 내 머리를 찌르려 하였고, 그것을 다급히 지팡이를 들어 지팡이에서 번개 칼날을 소환해 막아내는 형식으로 위험을 면했다.
  이후, 나는 지팡이의 칼날을 이루는 번개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여, 번개의 열기에 칼날이 갈라지도록 하고서, 그렇게 무기를 놓쳐버린 병기의 흉부에 칼날을 찔러 넣은 후에 칼날을 빼낸 그 자리에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을 몇 줄기 박아 넣어서 마무리지으려 하였다.

  마지막 병기까지 폭파된 이후, 나는 숲이 무성한 일대를 가로지르는 강물 근처의 상공에 위치하고 있던 함선들에 접근해 가려 하였고, 그 때를 같이 해, 이전의 함선을 공격했던 모린, 아샤란이 우측의 먼 근처에서 나와 동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 그간 조용했던 함선들의 광탄 사격이 함미 쪽의 함포에서부터 개시되어 광탄들의 대열이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드는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함선 주변에 집결해 있던 병기들도 몰려들어 나를 비롯해 함선을 공격해 가려 하는 이들을 요격하기 위해 나서려 하고 있었다. 우선 함선 쪽으로 가장 먼저 다가가고 있었을 내가 있던 쪽으로는 3 척의 전투정들과 10 여기의 인간형 병기들이 날아오고 있었으며, 모린, 이사랸이 있는 쪽으로도 전투정들, 전투기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이외에 거대 비행선처럼 생긴 병기들이 모린 등이 위치한 그 우측 건너편으로 가고 있었으니, 그 쪽에서도 뭔가 다가오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내가 있는 쪽으로 우선 인간형 병기들이 날아들었다. 각 병기들은 양손에 하나씩 짤막한 창을 들고 있었으며, 각 창의 끝은 포구처럼 되어 있어서 창의 끝을 통해 무언가를 발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 등에 하나씩 방패를 짊어지고 있어서 유사시에 방패를 이용해 공격을 막으려 할 것임을 알리기도 하였다.
  병기들이 접근해 왔을 때, 그들 중 앞서 온 이가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더니, 발바닥에 장착된 포구에서 광탄이 빛을 뿜어내는 모습이 보였다. 발바닥에서 포탄을 발사할 수 있을 것임을 발바닥의 포구를 보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었고, 빛이 번쩍이자마자 바로 그 위쪽으로 움직여 피해낸 이후에 지팡이에서 번개 줄기를 전방으로 발사, 우선 발바닥을 내민 병기부터 직격하려 하였다.
  번개 줄기가 그 병기의 머리를 타격해 머리를 폭파시킬 그 무렵, 발바닥을 내밀었다가, 머리에 번개를 맞은 그 병기의 왼편 근처에 보였던 병기가 왼손에 든 창의 끝에서 붉은 빛 줄기들을 연속 발사하기 시작했고, 이후, 나는 광탄들을 피해 가며, 지팡이의 끝에서 4 갈래로 번개 줄기가 방출되도록 하였다, 각각의 번개 줄기가 병기들의 머리에 꽂히도록 하기 위한 일로, 번개 줄기들은 굽이진 곡선을 그리면서 빠른 속도로 병기들을 향해 나아갔다.
  병기마다 하나씩 번개 줄기가 꽂혔으며, 이들 중 먼저 빛 줄기들을 발사했던 병기와 가운데에 있던 병기의 오른편 곁에 있던 병기는 이전의 병기처럼 머리에 번개 줄기가 직격당해 머리가 폭파당했으며, 다른 이들은 흉부, 왼쪽 어깨에 번개가 꽂히고 폭발하면서 흉부 부분이 폭발하거나, 어깨 관절이 터지면서 왼팔이 몸에서 분리되며, 왼팔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흉부가 폭발해 공중에서 산화한 병기를 제외한 네 병기들이 창을 들고 나에게 달려들려 하였으나, 곧, 이들은 뒤이어 다가온 내 키의 5 배 즈음은 되어 보이는 대형 인간형 병기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총포 사격에 의해 폭파되면서 산화하고 말았다.
  거대한 검은 갑주처럼 보이는 병기들은 내 앞으로 오자마자 두 손으로 든 총포에서 붉은 광탄들을 잇달아 발사하며, 나를 위협해 왔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계속 광탄을 연속 발사하는 인간형 병기의 공격에 나 역시 파란 번개 줄기들을 잇달아 발사해 병기의 머리와 흉부, 어깨 등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맞섰고, 우선 앞장서서 왔던 이가 흉부를 향한 집중 타격에 흉부가 폭발, 그로 인해 사지와 머리가 분해되고, 불길에 휩싸인 잔해들이 추락하면서 처치되었다.
  뒤이어 온 이들 역시 집중 타격을 받아서, 왼편에서 날아온 이는 총포를 놓치고, 머리의 눈에서 광탄들을 발사해 가며, 공격을 이어가다가 결국 머리에 흉부까지 폭발하면서 이전의 병기와 같은 방식으로 추락했으며, 마지막으로 다가온 오른쪽에서 온 이는 오른팔, 왼 다리를 잃은 이후에 총포를 버리고 자신의 높이 만한 검을 들고 돌격해 왔으며, 그래서 나 역시 지팡이에서 번개 칼날을 생성해서 두 손으로 지팡이를 들며, 그 병기와 검격으로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병기의 검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몸체가 붉은 빛으로 덮여 있어서 이를 통해 번개 칼날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잠깐의 대결 이후에 병기의 검으로 내려치는 일격을 번개 칼날로 받아쳐서 막아낸 이후, 칼날들이 부딪친 지점에서 번개 줄기가 뻗어나가려 하자, 지팡이를 잡고 있던 왼손을 움직여 그 번개 줄기의 흐름을 조작하려 하였고, 이후, 번개 줄기의 흐름이 꺾이면서 병기의 뒷목을 찔렀다. 그로 인해 병기가 충격을 받아 움찔해지는 틈을 노려 병기의 복부에 번개 칼날을 찔러 넣은 후에 번개 줄기를 지팡이에서 풀어 놓고서 병기를 지나쳐 함선 쪽을 향해 날아가려 하였다. 그 도중에 잠깐 고개를 돌려 보니, 병기는 자신의 몸에 박힌 번개 칼날에 의해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복부에서부터 폭발, 자잘한 잔해들을 흩뿌리며 산화했다.
  그 이후로도 내 크기만한 혹은 내 키의 3 배 정도 길이되는 전투기들이 나를 향해 날아왔고, 이들을 번개 줄기로 격추시키면서 앞길을 열어가고 나서야 함선의 함미 부근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함선의 함미에 도달했을 무렵, 나는 함선의 함미 부근에서 나비의 날개처럼 생긴 두 쌍의 날개를 펼친 두 사람이 함미 부근으로 접근, 함미의 배기구를 향해 빛의 칼날 그리고 빛 줄기로 타격을 가하며, 함미의 배기구를 부수려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왼편에 보이는 이는 푸른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이로 초록색 짤막한 치마와 하얀 옷, 연두색 케이프 차림을 한 이였고, 오른편에 보이는 이는 하늘색 긴 머리카락을 갖고 있으며, 하얀색이 주가 되는 옷차림을 한 이였다. 클라리스 (Klaris) 그리고 미라 (Myra) 였다. 클라리스, 야누아 그리고 모린 등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을 이전에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모였던 이들 역시 이제 함대로 다가와 함선과 병기들을 공략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간만에 다시 보게 된 이들인지라, 반가움에 인사를 하고 싶기는 했지만, 모린, 아샤란 등, 그리고 배기구의 왼편으로 접근해 배기구를 번개 줄기로 타격하고 있던 나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배기구의 불길을 피해 가며, 배기구 공격에 열중하고 있었기에 인사는 커녕 말을 걸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함미의 좌측 배기구를 터뜨린 이후로는 그들에게 말을 걸지 않고, 곧바로 배기구 건너편으로 넘어가 함미의 공격 장치들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

  그 무렵, 함체 부근에서 한 무리의 전투기들이 날아들었다. 구체 모양의 동체의 양 옆에 삼각형 날개가 장착된 개체들로 구체의 직경은 대강 내 키보다 약간 더 큰 정도였다. 이들은 내가 접근해 오자마자 앞쪽의 뚜껑을 열고, 그 내부를 드러내어,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몸체 크기의 2/3 이상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붉은 구체에서 붉은 광선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빛을 발하는 순간, 빛 줄기가 뿜어 나오는 형태로 광선들이 발사되었기에 빛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피할 수는 없었으며, 광선 공격을 피하려면 빛을 발할 것 같으면 그 자리를 피하는 움직임을 보여야만 했다.
  붉은 광선들을 피해 가면서 몸체의 뚜껑이 열렸을 때, 광선을 발사하는 구체를 노려 구체를 향해 푸른 번개 줄기들을 쏘아 맞히는 방식으로 이들의 움직임에 대응하려 하였다. 구체는 번개 줄기 몇 번 만에 깨어졌고, 깨어진 자리에서 폭풍이 터져 나와, 몸체를 해체시키며, 전투기 자체를 폭파시켰다.
  몰려온 이들의 수는 10 여 이상 정도로, 그들은 내가 광선 공격을 피해 가면서 발사한 번개 줄기들에 의해 하나, 둘씩 폭파되면서 궤멸되었고, 그 이후, 나는 함교 쪽으로 접근하면서 함교 부근의 공격 장치, 포대들을 지나쳐서 함교에 도달했다.
  함교에 도달하자마자 바로 지팡이에서 격렬히 푸른 빛을 발하면서 몇 갈래로 갈라지는 번개 줄기들을 하나로 모이게 하면서 함교를 직접 타격하기 시작했다. 한편, 함교가 공격받고 있음을 통보 받은 것인지, 함교가 타격을 받기 시작할 무렵, 전투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주로 삼각 날개를 갖춘 전투기들이 고속으로 몰려왔으나, 때로는 이전에 보였던 구체 형상의 전투기가 올 때도 한 번씩 있었다.
  전투기들이 오기 시작하자, 소정령으로 하여금 번개 작살들을 발사하도록 하면서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도록 하면서 함교 공격을 이어가려 하였다. 함교 쪽에서도 광탄들이 계속 발사되고 있었기에, 이들을 피해 가면서 번개 줄기들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려 하였다. 전투기들이 폭파되는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함교는 번개 줄기에 의해 한 번 충격을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전기에 닿으면서 점차 갑판이 갈라지고,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서져 가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갑판이 깨어지면서 그 안쪽에서 폭풍이 터져 나왔으며, 그 몸체가 붕괴되면서 안쪽에서 불기둥과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이후, 나는 연기가 치솟는 그 한 가운데 쪽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지팡이에 모인 전기를 발산, 그 전기가 하늘로 치솟도록 하였고, 이후, 함교가 위치했던 그 위쪽의 상공에서 푸른 번개 줄기들이 연기 안쪽으로 잇달아 방출되도록 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함교에서 열기와 폭풍이 분출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함선 너머로 날아가려 하였다.

  한편, 그 너머에서도 함선들이 폭파되고 있었다. 왼편에서는 열기로 인해 붉게 물든 바위가 함교를 직접 가격하고 그 안쪽까지 충격을 가해, 함체에 생겨난 금 사이로 열기가 퍼져가는 모습이 직접 노출되고 있었으며, 오른편에서는 미라가 자신이 거느린 영체 같은 것들과 함께 고속으로 분출해 간 하늘색 광선들이 함교를 타격해 함교가 폭파되고, 이후로 그 왼편에 있던 클라리스가 함교 안쪽으로 빛들을 내려 보내니, 그 빛들이 큰 폭발을 일으키면서 함교 안쪽에도 충격을 가해 함선 내부까지 폭발이 일어나도록 하고 있었다.
  클라리스, 미라 그리고 아샤란, 모린이 위치한 그 왼편에서도 한 번씩 초록색 빛 줄기들이 글라이더 무리에 의해 분출되고, 그로 인해 함선이 폭파되는 모습이 보였으니, 아무래도 처음에 병기들에게 쫓기고 있었을 그 글라이더 무리가 전투기들, 인간형 병기들에 이어 함선들까지 폭파시키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 강가 부근의 상공을 따라 날아가면서 내 키의 5 배 즈음 되어 보이는 거대한 인간형 병기들을 하나씩 상대하며, 번개 줄기들로 이들의 병기, 손을 파괴하고, 머리, 흉부를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그것들을 격추해 가던 그 때, 왼편의 상공 높은 곳에서 미사일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하얀 연기를 일으키며 직진하던 미사일들은 내가 날아가던 강물 위쪽으로 도달하였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강의 수면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이들이 떨어진 자리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면서 물기둥들이 치솟아 오르며, 수면 근처를 날아가던 나를 위협해 갔다.
  그 무렵, 같은 일대에서 검은 구체 같은 형태의 크고 작은 공뢰들이 날아오고 있었으니, 이전의 미사일 무리도 그렇고, 아무래도 함선들을 여럿 없애버린 나를 비롯한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기함에서 방출한 것 같았다. 나도 그렇지만, 내 주변의 이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었기에, 미사일, 공뢰 공격의 원천을 줄이기 위해 다시 고도를 높이며, 상공 높은 쪽에 있을 기함 근처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렇지 않더라도, 너무 오래 기함 그리고 기함 근처에 머무르고 있었을 아네샤 등과 멀어져 있어서 그들의 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음을 직감하기도 해서, 가능한 빨리 기함 쪽을 향해 날아가려 하고 있었다.
  '아네샤 등은 잘 있으려나, 여전히 기함 쪽에 머무르고 있을 텐데.'

  이미 상공은 공뢰들로 가득차 있었기에, 함선으로 돌아가려면 함선 주변에 흩어진 공뢰들을 어떻게든 피해내거나 돌파하면서 고도를 높여 올라갈 필요가 있어 보였다. 가는 길을 가로막는 큰 공뢰들은 방향을 꺾어 피하고, 작은 공뢰들은 소정령의 번개 작살들로 전기를 가해 폭파시키는 것으로 돌파해 가는 방식으로 함선이 위치한 일대로 돌아가려 하였다.
  공뢰들은 한 동안 상공에 떠 있는 방식으로 머무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함선에 한참 도달하려 할 즈음에 이미 그것들 중 대다수는 붉게 달아오르려 하고 있었고, 일부는 열을 격렬히 방출하고 있어서-주로 작은 개체들이 그러하였다-, 느긋하게 올라가려 했다가는 폭발에 휩쓸릴 것임이 너무도 분명해 보였다. 그리하여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보호막을 펼치고, 가능한 빠르게 기함의 거대한 그림자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고, 번개 기운을 일으켜, 그것이 칼날을 생성한 이후에 번개 줄기가 전방 쪽으로 뻗어나가도록 하였으니, 그 번개가 위치한 방향의 공뢰들을 번개로 폭파시키는 것으로 앞길을 열어가기 위함으로, 그렇게 번개 줄기를 앞세우면서 날아가는 것으로 보호막에 의지한 다른 방향은 어찌할 수 없다고 쳐도, 적어도 전방 쪽의 안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가능한 빠르게 위로 날아가려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특정한 일을 앞두고 그것에 대해 예상을 했다가, 막상 그 일에 맞닿으면 예상 외의 일을 생각 이상으로 많이 겪게 된다, 그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뢰들의 폭발을 상정하고 앞길을 뚫기 위해 비행하고 있던 그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닥쳐왔다, 당시의 목표였던 함선의 거대한 선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갑자기 폭발을 앞두고 있는 듯이 달아올랐던 공뢰들을 향해 붉은 빛 줄기, 빛 기둥들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공중에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듯이-폭우에 비유하기에는 너무도 굵고, 지속 시간도 길었다- 쏟아져 내리는 빛 줄기들의 세례에 공뢰들 중 대다수가 휩쓸려 폭발도 하지 못하고 소멸되고 있었다.
  그런 일이 닥쳐 온 이상, 나도 더 이상 번개 줄기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지팡이에서 뻗어나온 번개 줄기와 전기를 거두고, 팔을 내리면서 보호막에 의지한 채로 빛 줄기들을 피해가며 비행을 이어가려 하였다. 다행히도 빛 기둥, 빛 줄기들은 시간 차로 발사되었기에 빛 줄기들의 사각 지대에 있으면서 빛 줄기들이 분출되는 지점을 관찰하고 있다가 빛 줄기들의 분출이 약해질 시점에서 해당 지점 중 하나로 이동하고, 이를 반복하면서 맹렬히 쏟아지는 에너지 틈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함선에 도달할 무렵에 이르러서 이전부터 격렬히 분출되어 온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함수 쪽의 함포들로 내장 에너지가 소진된 탓인지 함포의 포구에서 잔불과 같은 빛만 남아 있었고, 이런 포대들이 함수의 측면에 무려 20 개 가까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서 대규모의 빛 기둥 및 빛 줄기 분출이 함수 측면 부분에서 드러난 함포들의 포격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함포는 여전히 빛을 뿜어내고 있었지만 한창 타오르던 난로의 연료가 소진된 이후, 남은 잔불에 가까웠고, 에너지 충전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을 것임이 분명했기에, 적어도 함포 부근에 있으면 안심할 수는 있을 것 같아 보였다.
  "라르나, 나 여기에 있어!!!!" 그 때, 왼편 뒤쪽에서 아네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바로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날아가려 하였다.
  한편, 아네샤는 함교의 앞 부분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그 부근에는 세미아, 리마라도 같이 있었다. 이후, 내가 그 쪽으로 와 보니, 세미아가 나를 마치 걱정했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 대답은 이러하였다 :
  "한 동안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했었잖아,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고 보면, 주변의 위협을 정리하러 간 것치고, 그 주변에서 나는 많은 것들을 하고 있었다. 위협의 근원을 넘어, 그 너머에 있는 함선들을 계속 치려 하였던 것으로 그것에 대해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했다, 기함 부근에만 머무르고 있으면 이전과 같은 주변에서의 공격이 계속 이루어질 것이며, 특히 함수 쪽으로 나아가게 되면, 그 너머의 함선들로부터 숱한 공격에 시달릴 것임이 분명해 보였으니, 그런 공격의 근원이 될 법한 함선들을 가능한 내 선에 정리하려 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너무 시간이 지체되었음을 느끼고, 아네샤를 비롯한 기함 부근을 벗어나면서 헤어졌던 일행에 대한 걱정이 들어서 아네샤가 머무르고 있을 기함 주변으로 돌아가려 했었다.

  "기함 주변에 있다 보면 아까와 같은 주변에서의 공격이 빗발칠 수 있을 거 아냐, 그 근원을 가능한 정리하려고 해서 그만......."
  이후, 나는 어떻게 된 일이냐는 세미아의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려 하였다, 그러자 리마라가 세미아를 대신해 "그랬었구나." 라고 말하더니, 나에게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고, 이어서 세미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세미아도 함선 부근에서 미사일들이 날아오자, 이들을 요격하고, 그 근원인 함선을 치겠다면서 나섰어. 내가 그런 세미아와 함께 나섰는데, 어느새 세미아도 계속 기함에서 멀어져가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저지해서 돌아오게 했어, 어떻게 된 거냐고 했더니, 이렇게 말했어, 거대한 것을 사냥하는 본능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했었던 거야."
  그런 그의 말에 세미아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었으니, 리마라가 했던 말이 딱히 틀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행을 비롯해 루샤트 사람들은 뭔가를 사냥하기 위해 나섰다가 뒤늦게서야 거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괴물 사냥을 한답시고 나섰다가, 사냥 본능에 취해 다른 것들까지 사냥한다고 나서다가 그리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부상을 당해서 호송되거나 부축임을 받으며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본능에 휘둘린 것으로 간주했으며, 나도 그런 적이 없지는 않았기에, 그 일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로 넘어가려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세미아보다도 늦었으니 말이다.
  대화는 그 정도로 그쳤다. 이후로도 계속 병기들이 닥쳐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노릴 것은 함수 근방 부분의 측면에 배치된 함포들로, 이들은 몇 차례 걸쳐 행한 포격 이후, 잔불과 같은 에너지만 겨우 남겼고,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음이 분명해 보였기에 그들을 타격하려면 그 때가 적기였음은 분명해 보였다. 내가 위치한 일대에 에너지를 퍼부었던 함포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목표가 된 포대들을 향해 번개 줄기들이 떨어지도록 하였다, 낙뢰로 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이들에게 피해를 가하기 위함이었다.
  함포들 중에서 나와 가까운 몇 개를 향해 떨어지면서 파랗게 빛나는 번개 줄기들이 하나씩 떨어지고, 떨어진 자리에서 충격파가 발산되면서 번개의 낙하에 의한 충격에 의해 충격파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몇 차례 충격이 한 번에 가해지면서 그로 인해 함포 안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외장 부분이 깨지고 터지는 모습이 보이게 되었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그 건너편의 포대들에게도 번개 줄기를 떨어뜨리면서 그로 인해 이전의 포대들처럼 그 포대들 역시 충격을 받아 폭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잇달아 폭풍이 터져나오고, 불길에 휩싸이기를 반복한 끝에 모든 포대들이 불길과 연기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치솟는 연기의 한 가운데 지점을 목표로 정하고서, 지팡이에 결집한 전기를 공중 높이 분출하고, 그렇게 결집된 전기가 상공에서 격렬한 푸른 빛을 발하는 번개 줄기로 변해 연기를 일으키는 포대 무리에 바로 내리꽂혔다. 그 이후, 폭음과 함께 연기 사이로 주황빛 열기를 품은 폭풍이 거듭 터져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반대편의 포대들을 향해 날아가려 하였다.
  한편, 함수 좌측의 포대들은 세미아가 공격하고 있었다, 하늘색, 푸른색 빛을 발하는 바람 작살들이 잇달아 함포에 꽂히면서 함포가 위치한 자리에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상공에서는 거듭해서 소형, 중형 전투기들이 날아왔으니, 소형 전투기들은 리마라가 검격으로 베어내거나 바람 칼날들로 쏘아 맞혀 격추시키고, 중형 전투기들은 아네샤가 바람 줄기들을 발사해 가며, 폭파, 격추시키면서 나와 세미아를 향한 습격을 막으려 하고 있었다.
  세미아가 가하는 타격에 그 쪽 포대들 역시 전부 폭발해 그 자리에 불길들이 솟구치기 시작하니, 이후, 세미아는 바람의 기운을 오른손에 결집하고서, 오른팔을 높이 들더니, 손에서 거대한 바람 칼날이 생성되도록 하였고, 이후, 그는 그 거대한 칼날이 함포들이 위치하던 부분을 향해 낙하하도록 하였고, 이후, 칼날이 함포에 충격을 가하고, 그 내부로 파고들면서 불길 위로 주황빛 열기가 폭풍과 함께 거듭 터져나오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 무렵의 폭발은 더욱 거세어서 주변 일대의 장갑판 일부를 뜯어내고, 그 안쪽까지 불길에 휩싸이도록 하기에 이르고 있었다.
  폭발이 일어났을 때, 내가 함포들을 터뜨렸을 때보다 더욱 격렬하고 거센 굉음이 울려 퍼졌고, 그러면서 격렬한 빛이 퍼져 나가면서 주변 일대가 잠시 어두워지기도 하고 있었다, 함포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갑판과 내부 장치들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의 폭발에 걸맞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후, 나를 비롯한 일행은 곧바로 함수 쪽으로 날아가려 하였으며, 그러는 동안 함수 주변의 공격 장치들을 아네샤가 자신의 바람 줄기들로 폭파시켜가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앞장서면서 일행을 향해 다가오는 무리를 격추시키는 것으로 함수 쪽의 저지를 뿌리치려 하고 있었다.

  함교 부근에서 함수까지 날아가는 정도였으나, 함선 자체가 워낙 컸던지라-대략 킬로메테르 급은 되어 보였고, 하나의 작은 세상을 내부에 세울 수 있을 정도였다-, 함수까지 날아가는 것만으로도 나름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함수에 이를 즈음, 함수 부근으로 한 무리의 인간형 병기들이 등집의 배기구에 핏빛 불길을 뿜어내며 날아오고 있었다. 이들의 눈은 멀리서 다가올 즈음에는 통상적인 병기의 눈과 다를 바 없었고, 그래서 검은 몸체 때문에 잘 보이지 않기도 하였으나, 함수에 접근할 즈음에는 눈 부분이 핏빛으로 빛나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었다. 손에 든 도검의 날을 붉게 달아오르게 하면서 일행이 있는 쪽으로 달려들려 하는 병기의 모습이 바로 보였다.
  병기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번개 줄기들을 지팡이 그리고 나의 왼손에서 불러와 곡선을 그리면서 병기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고, 그러자 앞장서고 있던 병기가 붉게 달아오른 금속으로 이루어진 방패로 막아내려 하였고, 방패는 번개 줄기를 몇 번 막아냈으나, 병기가 검을 들고 접근해 오기 전에 조각 났다. 이후, 바닥으로 떨어져 가는 방패의 파편들을 뒤로 한 채 왼손의 손끝 부분들을 개방해 각 손끝에서 붉은 광탄들을 연속 발사하면서 돌진을 이어갔다.
  앞장 선 병기는 나와 리마라가 상대했다. 측면에서 리마라가 바람의 기운으로 감싸인 검을 들고 병기를 향해 병기의 우측면으로 돌격, 병기가 검으로 리마라의 검을 막아내자, 내가 병기의 좌측 쪽으로 다가가 병기의 왼쪽 어깨를 베어내, 절단하고 등 뒤를 넘어가려 하였다.
  이후, 그 너머에서 다가오는 병기들을 아네샤가 하늘색 바람 줄기들로 격추시키려 하는 동안, 병기의 등 뒤로 돌아선 이후에 지팡이에서 생성한 번개 칼날로 등의 한 가운데를 찔러서 궤뚫었다. 이후, 수직에 가까운 방향으로 지팡이를 들어올려 칼날을 빼내면서 등의 윗 부분을 갈라버리자 갈라진 틈을 통해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 이후, 동작을 멈춰버린 병기의 가슴팍을 리마라가 칼날로 제대로 찔러서 병기는 앞뒤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작동 중지 상태에 놓였다.
  그리고, 아네샤, 세미아가 격추시키고, 남은 몇 기는 내가 직접 상대하기로 하고, 멀찌감치 다가오는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지팡이에서 번개 줄기들을 쏘아 보냈다. 곡선을 그리는 푸른 번개 줄기들이 병기들을 향해 날아가서는 이들의 방패를 깨뜨리고 무장을 쥔 손을 부수었으며, 머리, 흉부 등을 궤뚫으며 이들을 추락시켰다.

  그렇게 남은 병기들이 추락할 무렵, 이전에도 내 앞에 나타났던 꽃 모양의 날개를 장착한 기둥 모양의 비행체 5 기가 회전하면서 붉은 빛 줄기들을 흩뿌리는 광경이 나타나자, 그들 역시 내가 상대하기로 하고서, 내가 이들의 공격을 피해내면서 시선을 끄는 동안 세미아가 이들을 격추시키기로 하였다.
  나와 리마라, 아네샤가 이들을 향해 번개, 바람 줄기, 바람 화살들을 발사하는 동안 뒤쪽으로 물러나 있던 세미아가 이들의 아래쪽 상공으로 날아가서 이들의 하단에 장착된 구체 형상을 띠는 장치를 목표로 정해 하늘색 바람 작살들을 발사, 작살들이 장치를 부수고, 이들의 동체를 관통하도록 하니, 그렇게 비행체들은 하나씩 동체가 뚫리고 폭풍이 터져 나온 후에 불길을 일으키면서 추락해 가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다가온 4 기의 대형 비행체들을 내가 번개 줄기들로 쏘아 맞혀 격추시킬 무렵, 일행은 거대 기함의 함수 바로 앞에 이르게 되었다. 리마라가 나를 비롯한 4 사람이 기함의 함수 앞에 이르렀음을 알렸고, 그의 알리는 말이 들리자마자, 곧바로 함수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함수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었다.



  거대한 함미에 접근했을 즈음에는 아직 동이 트기 전이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함미의 반대편, 함수 앞에 이르렀을 때에는 이미 동쪽 하늘 먼 저편부터 빛이 떠오르기 시작한 때를 지나, 하늘 전체가 빛을 받아 밝아오고 있었다. 일행이 함미에 도달할 무렵에는 하늘이 전반적으로 맑았으나, 점차 구름이 많아지더니, 함수에 이를 즈음에는 하늘 높이 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일행 그리고 함대가 나아가게 될 곳이 구름이 많은 곳일 것임을 그 구름의 무리가 알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때에 드러나기 시작한 함수의 모습은 두 갈래로 갈린 거대한 칼날의 모습과도 같았다. 각 '칼날' 안쪽의 검은 표면 사이로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붉은 무늬와 같은 장치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깊은 안쪽으로는 붉은 눈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장치가 자리잡고 있었으니, 해당 장치는 그 모습부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빛 기둥이든 뭐든 발사하기 위한 것임을 바로 알리는 듯해 보였다.
  '저 함수 안쪽에 빛 기둥 분출을 위한 장치가 있겠네.' 그 모습을 보며, 바로 그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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