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에 대해 밝히는 일은......."
  그러나, 도로시아는 자신이 갇혀있던 곳에 있던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으려 하였다,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사항이 있었던 모양. 하지만 나는 그로부터 하나의 대답을 들으려 하고 있었다, 그가 정말 자신이 갇힌 곳에서 어떠한 일도 겪지 않았음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그가 자신이 있던 곳에서 무엇을 볼 수 있었는지, 그에 대해서만큼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보았는지,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나쁜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 어서 말씀해 주세요, 정말 도로시아 양께서 그 곳에서 나쁜 일을 겪지 않았음을 믿어야 할 무언가가 필요해요."
  "그런가요?" 이에 그렇게 말을 건네고서, 정말 나쁘게 말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 도로시아. 그러자 크세비아가 그에 대해 밝히는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 달라는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히도록 하고, 지금은 도로시아 님을 구출하는 것이 급선무예요!"
  호소의 감정을 전하면서 다급히 목소리를 내는 크세비아. 그리고서 그는 곧바로 나를 향해 돌아선 이후에 곧바로 나에게 일단 그를 구출하기 위해 나서줄 것을 부탁하는 말에 이어, 진입을 방해하는 그 어떠한 장치도 없는 만큼, 그를 구출하는 일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리라는 뜻을 나에게 전하고 있었다.
  "알았어, 그렇다면 바로 나서도록 할게."
  이에 나는 바로 알았다고 화답을 하고서 바로 비행을 개시, 연못을 지나, 그 너머에 위치한 도로시아의 구출을 행하려 하였다. 그 무렵, 어딘가에서 공주를 구출하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가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으나, 루마의 목소리였던 것으로 추측은 하고 있다. 그에 이어 예즈라의 목소리가 그러하긴 하지만 농담을 할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예즈라가 위치한 곳이 루마 그리고 리아레안이 위치한 곳에 근접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로시아에게 다가가는 일은, 내가 우려했던 바와 달리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연못에 이르자마자 정체 불명의 초록색 빛을 발하는 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 이에 나는 놀라면서 그 열기가 기둥을 이루어 내는 광경을 피해야 했으나-그 때, 어딘가에서 놀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외에 특별한 사항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도로시아에게 근접한 이후, 나는 손에 들고 있던 하얗게 빛을 발하는 검을 나의 왼편, 그 한 곳에 내려놓고서, 곧바로 도로시아의 곁으로 다가갔고, 그에 이어 금속으로 이루어진 십자가에 그를 결박하고 있던 빛으로 이루어진 끈을 조심스럽게 끊기 위해 바람의 기운을 활용하려 하였고, 그러면서 바람의 기운이 짧은 톱날의 형상을 이루도록 하면서 도로시아의 오른쪽 팔을 결박한 끈을 끊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 일만큼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빛으로 이루어진 그 끈이 바람의 기운에 대해서는 저항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암만 끊기를 시도하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왜 끊어지지 않는 거지!?' 그 모습을 보며 당황하는 심정에 바로 놀라고 있었으나, 첫 타로는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절단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빛으로 이루어진 그 끈은 암만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톱날로 절단하려 해도, 금속 실을 과일칼로 절단할 때처럼 마찰만 일으킬 뿐, 끈의 형상 자체에 변화가 일어나는 광경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설마, 끊어지지 않는 끈은 아니겠지!?'
  그 광경을 보며, 처음에는 바로 불안감에 휩싸인 채, 바로 의문을 품으려 하였다, 본래 바람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칼날이나 톱날은 금속 등으로 만들어진 칼날로도 절단되지 않는 물질을 절단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서, 그것으로도 절단되지 않는 것은 그 어떠한 물질로도 절단되지 않음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검이라면 그 끈을 절단할 수도 있겠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법했다, 아니 위험했다, 자칫하면 도로시아에게 깊은 상처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떻게 하지? 분명 절단할 수 있는 기회는 왔는데, 정작 절단할 수단이 없는 건가, 그러면?'
  바로 끈을 끊어내기만 하면 내가 구출하고자 하는 이를 구출할 수 있을 터인데, 정작 마지막 단계를 거치지 못한 채, 그저 시간만 흐르고 있을 따름이었다. 발이라도 구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든 해 볼게요."
  그 때, 이렇게 곤경에 처한 나를 대신해 자신이 나서겠음을 알리는 크세비아. 이후, 그가 빛으로 이루어진 끈을 향해 다가가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주문의 영창을 시도하려 하는데, 그 때, 뒤쪽에 있던 샤리에나의 목소리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에게서 들려왔다.
  "잠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이후,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바로 드러내는 샤리에나. 이후, 나는 그로부터 내가 아직 금속으로 그 끈을 베어본 적이 없지 않느냐고 묻고서, 역으로 발상을 해 보는 것은 어떠하느냐고 나에게 권유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니까, 바람의 기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거꾸로 실제의 칼날에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칼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할 텐데......."
  그 때, 그 말을 듣고서 일리가 있다고 판단을 내렸는지, 샤리에나가 제안한 대로 일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보이는 크세비아. 그리고 나에게 혹시 짤막한 칼 같은 것을 가질만한 이가 있다면 그에게 연락을 취해, 그가 도로시아를 도와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곧바로 알았다고 화답을 하는 나. 그리고 나의 좌측 곁으로 다가온 샤리에나 그리고 나의 우측 앞에 있던 크세비아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고서, 다시 뒤쪽에 있던 일행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우선, 일행의 곁으로 통로를 따라 우회하면서 돌아간 이후, 나는 그 곳에 모여있던 리아레안 그리고 루마와 라이마 등의 바로 앞에 이르고서 이들을 향해 부탁의 말을 전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혹시 짧은 칼 같은 것을 가지신 분께서는 잠시 저와 함께 가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그렇게 짤막한 칼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와 달라고 부탁을 하고서, 결박을 위한 끈을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칼날이 필요한데, 내가 소지한 긴 검으로는 결박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서 그러하다고 그 이유를 바로 밝혔다.
  "그런 칼을 가지실 분이라면......."
  그 때, 세 사람 중에서 왼편에 보이던 리아레안이 나의 바로 앞, 그러니까 일행 중 가운데에 서 있던 이인 루마를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동작을 취하였고, 이에 루마가 어떻게 알았느냐고 바로 리아레안을 향해 돌아서면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이전에도 봤어요, 열매의 껍질을 벗기겠다고 칼을 꺼내시던데."
  "...... 들켰네." 리아레안의 발언 이후, 바로 인정을 하는 루마. 그리고 나에게 다가오더니, 같이 가겠음을 밝히면서 나에게 어디로 가면 되느냐고 물으며, 내가 앞장서도록 하였다.

  루마의 그 칼은 단검이라지만 그 날 길이만 하더라도 0.5 메타르에 이르러 어지간한 식칼의 길이보다 더 길었다고 볼 수 있었다. 루마는 그 검을 호신용이나, 위급한 상황 시의 투척용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었다 한다. 투척용으로 활용할 시에는 되찾아올 수 없을 수도 있으나, 그에 대해 루마는 어지간한 경우에는 몸체에 꽂히기에, 그 칼날을 빼내는 것으로써 되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니까, 빛으로 이루어진 끈을 칼로 자르면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이 이어질 무렵, 나의 왼편 근처에 위치한 채, 나를 따르면서 조용히 물음을 건네는 루마. 그러자 나는 그렇다고 바로 답을 하고서 빨리 돌아가자는 말을 이어서 건네었다.

  이후, 루마는 나와 함께 도로시아가 결박된 곳으로 나아가면서 묶여있는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를 결박하는 빛으로 이루어진 끈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나에게 물었다.
  "이제 다 왔네. 그러니까...... 저기, 저~기에 보이는 도로시아 양을 결박하고 있는 빛을 발하는 저 끈들을 끊어주면 되는 것이지요?"
  "예." 그리고 내가 바로 그렇다고 답을 하자마자 알았다고 화답을 하고서는 곧바로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고서는 공중으로 십자가의 오른팔에 매달리더니, 한 손으로 십자가의 오른팔을 붙잡으려 하면서 그와 함께 팔이 압박을 받게 된 도로시아에게 부탁의 말을 전하려 하였다.
  "조금만 참아요, 저 끈을 자르고 나면 내려올 테니까."
  그리고 잠시 후, 그는 팔목과 어깨 사이에 위치한 끈을 발견한 이후에 끈의 십자가와 팔 사이의 팽팽하게 연결된 부분을 발견, 내가 행하려 하였던 것처럼 그 부분을 자신의 칼날로 끊으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한 가닥씩 끈이 끊어지고, 마침내 다섯 가닥 째의 끈이 끊어질 때, 모든 끈이 끊어지면서 그와 동시에 십자가의 오른팔과 도로시아의 오른팔이 분리되면서 오른팔이 아래로 내려오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려 하였다.
  "끊어졌다!" 그 때, 그 모습을 보며, 크세비아가 희망을 발견했는지, 바로 밝게 목소리를 내며, 외쳤고, 이후, 그는 도로시아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하며, 이제 곧 그 끈이 끊어져 금방 그가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의 감정을 도로시아가 가질 수 있도록 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루마 역시 '이제 하나만 더 끊으면 되겠구나' 라는 말을 건넨 이후에 그는 뛰어내리는 듯이 바닥에 착지, 그리고 다시 일어서면서,
  "이제는 왼팔 차례겠지?" 라고 말한 다음에 십자가의 왼팔을 향해 다가가고서 곧바로 왼손에 칼을 쥐고, 오른손으로 십자가의 왼팔에 매달리려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왼손으로 끈을 날로 조심스럽게 끊었고, 그 이후에 끈이 끊어지면서 그를 매달고 있던 힘이 사라지며, 리아레안이 십자가에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다급히 도로시아를 두 손으로 안아 들고서 바로 지면에 착지, 이어서 조심스럽게 그가 바닥에 올려놓으려 하였다. 이후, 바로 기운을 차렸는지 천천히 나마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는 도로시아. 그 때, 크세비아가 그런 그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며 다급히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도로시아 님, 괜찮으셨지요!?"
  "응, 괜찮아." 이에 두 손으로 크세비아를 안으면서 괜찮다고 화답을 하는 도로시아. 그러는 동안 샤리에나는 물러날 때가 되었다고 루마에게 말을 전하면서 그와 함께 뒤에서 물러나려 하였다. 그 때, 도로시아가 다시 자리에 앉더니, 그에 이어 자신의 바로 앞에 이른 루마에게 한 마디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크세비아, 그 동안 너는 별 일 없었니?"
  "예." 그러자 바로 그렇다는 답을 하는 크세비아. 그 이후, 도로시아는 나에게 어서 자신을 지나치라고 말한 다음에 자신으로 인해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런 어서 가 달라고 말하고자 하는 듯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 역시 그 영향을 받아야만 했고, 그러면서 알겠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일단 도로시아의 곁을 지나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일행에게 도로시아를 지나쳐도 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에 이어서 모였던 이들이 루마를 시작으로 한 명씩 우측 통로를 통해 반 시계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 중에서 앞서 통로를 빠져나오려 하였던 루마, 일린 그리고 라이마의 경우에는 나보다도 먼저 통로를 빠져나간 상태. 이런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 역시 고리 상을 이루는 통로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그 때 이러한 나의 뒤를 따라 나아가던 크세비아가 나에게 하나의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도로시아에 관한 물음이었다.
  "그렇다면 도로시아 님은 어떻게 하지요, 이런 공간에서 혼자 지내셔야 할 지도 모르는데."
  막상 떠나려 하면 상기될 수 있는 문제가 있으려 하니, 그런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이 필요했겠지만, 누가 도로시아의 곁에 머무르고 있으면 좋을 지에 대한 생각을 하려 하니, 좋은 답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 때, 이런 나에게 자신이 도로시아의 곁에 있도록 하겠음을 밝히는 샤리에나.
  "제가 남도록 할게요, 제가 도로시아 양과 이 곳에 함께 있는 정도라면 괜찮겠지요?"
  그리고 다른 이들은 어떻게든 이후에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자신만큼은 굳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깊숙한 공간으로 들어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 그 때, 도로시아가 자신 역시 뒤따라 갈 것이니, 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임을 밝힌 다음에,
  "제가 여기로 오신 분들의 발목을 붙잡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되잖아요."
  라고 자신이 나서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 밝힌 이후에 또 다른 이유를 밝히는 말로써, 자신은 이제 남은 파라일라 그리고 라이필라의 사명을 이어가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이 되었음을 알리면서 그런 사람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을 이어 건네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서 나 역시 이런 그의 생각에 수긍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가 나를 따라 올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도로시아는 크세비아와 잠시 할 이야기가 있음을 알리고, 그 이야기가 끝나면 일행을 따라 가겠음을 알렸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들을 잠시 지켜보고 있다가 대화가 끝날 즈음이면 그들과 함께 길을 나서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이후, 도로시아와 크세비아 간에 있었던 대화, 그 시작은 크세비아의 안위에 대해 다시 한 번 묻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도로시아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 물음에 행한 대답을 행하고, 이어서 크세비아가 행한 그에 이어지는 발언이 있은 대화의 방향을 그대로 결정해 버렸다.
  "너무 걱정되었어요, 혹시나 도로시아 님께서도 결국 두 공주 분들처럼 그런 일을 겪기라도........"
  "뭐라고!?" 그 때,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경악의 심정을 드러내며 묻는 도로시아. 그리고 크세비아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고 바로 다시 물음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두 공주님들께서 바르코스에 의해 무언가 일을 당하시기라도 한 거야?"
  하지만 짐작되는 바가 어느 정도 있었던 탓인지 심하게 놀라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면서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건네는 물음에 크세비아는 자신이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한 셈이라 생각하며 당황했는지, 말을 머뭇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결국 몇 마디 발언을 늘어놓으려 하였다, 이는 놀랍게도 다름 아닌 자신이 구출하겠다고 나서던 공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주를 구출하겠다고 나섰던 거야, 그렇다면!?"
  이에 경악의 심정을 다시 한 번 드러내며 묻는 도로시아. 이에 크세비아는 침울해진 표정을 지으면서 이런 그에게 자신이 그렇게 나섰던 이유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하였다.
  "예, 알고 있었지만...... 차마, 도로시아 님께 공주님의 상태에 대해 말씀드릴 수는...... 없었어요."
  그러자 도로시아에게 공주의 실상에 대해 밝힐 수 없었다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크세비아. 그러는 동안 그는 도로시아의 앞에서 울상이 될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서, 정말 도로시아에게 진실을 감히 밝힐 수 없었음을 그 표정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공주님들께서 어떤 상태에 놓이셨는지, 사실대로 말하면, 그로 인해 충격을 받으며, 내가 삶의 의욕을 잃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아서, 말을 못한 것이겠지?"
  "예, 그러다가 도로시아 님께서 본연의 마음을 잃어버리실 것 같아서......."
  무언가 크세비아에게 여러 종류의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가진 듯해 보였으나, 끝내 그 감정들의 표출을 하지 못했는지, 조용히 눈을 감은 채, 그의 앞에서 한 마디 말조차 건네지 않으려 하였다, 어린 여자아이가 가질 만한 여린 마음씨를 가지고 있을 크세비아에게 함부로 감정의 표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음이 그 요인이었으리라.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도로시아는 다소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며 건네는 물음에 크세비아는 우울함과 함께 두려움의 감정도 품은 목소리를 내면서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자신이 도로시아에게 공주의 상태에 대해 마음대로 말할 수 없었던 사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는 그런 크세비아를 그저 차분한 표정을 지으려 한 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을 뿐, 한 동안 그에게 달리 말을 잇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듯이 이전의 당황하고 있었음과 대조가 되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도로시아는 곧바로 크세비아가 왜 그런 의사를 밝혔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는 말을 나에게 전하려 하였다.
  "지금껏 공주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이야기만을 믿고 있었던지라, 그런 네가 처음 전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거의 뜻밖이라 생각하고 있었어. 우선 나부터, 공주님들께서 아직 살아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대상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상, 구원이 불가능 할 리는 없다는 믿음을 가지며, 공주의 구출을 위해 나서려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나 곧 그는 곧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을 글을 보내면서 전하고 있었다, 파멸한 파라일라를 상징하던 이들 중에 공주들이 있으며, 이들의 죽음은 곧 파라일라에 남겨졌던 희망, 그 중 일부마저 사라졌음을 의미할 수 있기에, 공주들이 그런 상태에 놓여있다는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설령 사실을 말하더라도 사실로 여기어지지 않음이 분명할 터. 이런 사항을 말한 이래, 도로시아에게 일어날 수 있었을 법한 그가 보였을 정신적 충격 등을 크세비아는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요, 그리하여 크세비아는 도로시아 등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었다.
  "그래, 무엇이든 사실대로,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다지만, 간혹 그런 원리가 적용되기 힘든 사례도 나타나겠지, 공주님의 비극을 통보하는 일도 어쩌면 그런 사례 중 하나일 것이고, 이런 사실을 알리는 일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쉽게 하지 못하는 일 정도로 끝나겠지만, 요정인 크세비아에게는 마음이 감당할 수 없는 일로 간주될 수도 있다고 생각 해."
  도로시아의 크세비아를 향한 한 마디의 말이 전해진 이후, 그 발언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도로시아로부터 그의 행동에 대해 도로시아가 몇 마디 말을 전하려 하였고, 이어서 크세비아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도로시아에게 바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 그렇다면, 저를 용서해 주시는 것이지요?"
  "응, 아니, 너는 잘못한 것이 아니야, 내가 너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너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면서 그런 너의 행동을 받아들이려 할 따름이지, 만약에 네가 잘못된 일을 정말로 저질렀다면, 그 심정에 대한 이해 자체가 필요 없었을 거야."
  용서해 주려 하는지를 묻는 크세비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도로시아는 일전에 자신이 보여왔던 행동에 대해 그의 행동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는 것임을 알리면서,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는 한 과정의 일환으로 생각해 줄 것을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그는 밝으면서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침울해져 있던 크세비아를 진정시키려 하고, 그러면서 크세비아의 침울해졌던 감정이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였는지, 자신의 왼편 근처에 위치한 바닥에 웅크린 채, 조용히 앉아있던 그에게 밝게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이제 감정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
  그리고서 정말 크세비아가 자신에게 공주에 관해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면, 어떠하였을 지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다가, 그에 대한 답이 부정적이었는지,
  "그래, 나 같아도 그런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심각한 충격에 시달렸을지도 몰라."
  라고 하나의 가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크세비아의 지금은 어떠하느냐는 물음에 이어 이제 그 사실을 알게 되지 않았느냐는 말에 그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는 답을 하고서,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진실을 밝히지 못했을 크세비아의 심기를 배려하기 위해, 계속 참아낸 끝에 더 이상 그로 인해 심한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는 있게 되었다고 자신에 대한 언급을 행하려 하였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니까 이제는 서로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도록 하자, 서로 갈등만 일으켜 봤자, 바로 건너편에 있을 에레아 그리고 바르코스의 왕이 비웃을 따름이겠지."
  이후, 그는 잘잘못을 두고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하자는 언급을 한 이후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공간 너머에 위치하고 있을 통로로 시선을 향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당시 나는 길의 한 곳에 위치한 작은 틈에 숨어,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길의 모습을 한 동안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좌측 어깨 위에 올라앉아 자신과 함께 통로 너머로 보이는 광경으로 시선을 향하는 크세비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그에게 곧 그 너머의 통로로 나아갈 것임을 알리고 있었다.
  "그런데, 저희 둘이서 괜찮을까요?"
  "여기부터는 병사들이 출현하지 않았기에 괜찮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우리들을 먼저 떠나셨던 분들 중 한 분이라도 기다리고 있으시겠지."
  그리고 크세비아가 건네는 물음에 다시 통로의 부근에 이르면서 답을 하는 도로시아. 그러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통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동안 나 역시 이제는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통로를 벗어나 그 너머의 공간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데, 그 순간, 뒤쪽에서 금속과 금속이 서로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잇달아 들려오고, 이어서 크세비아의 놀라는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와,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뒤쪽을 향해 돌아서며, 그 쪽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분명, 당신은 그 때의........"
  "그 때의 분이시군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로시아 님을 가만히 둘 수 없어요!"
  놀라는 표정을 짓는 채, 가슴 언저리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는 도로시아와 그 도로시아의 바로 앞에서 두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린 채, 양 옆으로 벌리면서 그를 향해 다가오는 이의 움직임을 가로막으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크세비아. 그러는 동안 그의 앞으로 은색을 띠는 하나의 갑주가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이전에 도로시아를 납치했던 바로 그 나렐. 그가 통로를 향해 뛰어오다가, 도로시아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그의 앞에 멈추어 섰고, 그 모습을 보며 크세비아가 경악에 찬 심정 하에 그를 가로막으며, 격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으면서 나의 귓가로 크세비아의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었다.
  나도 한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나렐이 도로시아의 앞에 갑자기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일에 대해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내서는 도로시아에게 다가가서는 무슨 일을 하려는지에 대한 우려를 나 역시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도로시아를 납치하는 모습을 보였던 나렐은 이번에는 그의 바로 앞에 가만히 서 있는 모습만을 보일 뿐, 다른 행동을 전혀 취하지 않고 있었으니, 그 행동은 납치를 위한 것만큼은 아닌 듯 했다, 그가 도로시아를 다시 붙잡아 가려 하였다면, 바로 행동에 취할 수 있었을 것이었으나, 그렇게 바로 행동에 들어가려는 모습을 보일 기미가 나타나려 하지 않는 듯 했다.
  "...... 무슨 일이시지요, 이번에는 무슨 방식으로 저를 이용하려 하실 거예요?"
  그를 경계하고 있음은 도로시아도 마찬가지였다, 긴장한 듯한 목소리를 내며, 그는 나렐에게서 멀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도망갈 듯한 자세를 취하던 도로시아, 그러나 그런 도로시아의 모습을 나렐은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만 할 뿐, 다른 행동을 전혀 취하지 않고 있었고, 이에 도로시아는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에게서 몇 걸음 거리를 두고 있는 채,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따름이었다.
  "무슨 속셈이지? 무언가 일을 꾸미면서 내색하지 않으려 하는 거야!?"
  그 때,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외치는 크세비아. 하지만 그런 그의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는지, 나렐은 잠시 그의 모습을 한 동안 가만히 바라보다가, 잠시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일 뿐, 다른 행동을 취할 조짐은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크세비아를 곁에 둔 채, 자신 역시 불안에 찬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가만히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무슨 행동을 취할 것인지, 혹은 그가 어떤 모습을 자신에게 보이려 할 것인지를 주시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나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더니, 곧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도로시아에게 기계적인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걸려 하였다.
  "잠시,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겠나?"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