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본래는 없던 도시라고!?"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놀라면서 물었다. 도시의 모양새를 보아서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으리라 여기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아발라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수많은 건물들은 어떻게 지어진 것이지? 오래 전부터 지어야 이렇게 많은 건축물들이 이 땅에 머무르고 있을 텐데."
  그 물음에 아발라는 그에 관해 리렌으로부터 들은 바가 있다고 말하고서,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수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가슈니히데라 칭해지는 그 지역은 거대한 들판이었으며, 도시가 생성될 조짐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건물들이 생겨나 그 곳에 머무르면서 도시로 칭해지기 시작하였으며, 본래 그 이름은 없었으나, 지역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서 아발라는 그에 이어서 리렌으로부터 들었다는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더 하려 하였다.
  "그 도시의 건물들은 금지된 구역의 소환술사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소환해낸 물체들이라는 말도 있어. 그러한 이야기를 따르자면, 그 건물들이 갑자기 생겨나는 것도 납득이 가능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건물들을 동시에 소환해낼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능력을 가진 이임은 분명해."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아발라에게 그렇다면 그 도시는 원래부터 소환된 존재와 다를 바 없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발라는 리렌이 자신에게 전해준 바가 옳다면 그렇다고 봐도 좋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아발라는 나에게 내가 머무르고 있던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하였다.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리렌 씨도 잘 말을 하시지 못하시고 계셔. 이제는 누구도 그 의도를 알 수 없게 되었다고나 할까. 어쩌면 태고 시대의 모습을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보여주려 하였을지도 모르지. 그러한 곳을 이전에 함대를 내보냈던 악마들이 자리잡고 있으면서, 침입자인 너를 태고 시대의 병기로써 위협하려 하고 있는 모양이야."
  그 직후, 아발라는 리렌은 그 곳의 병기들은 도시에 주둔하는 세력의 위협이 되는 존재를 영구적으로 말살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한 번 적대의 대상이 되면 그 곳의 병기들에 의해, 도시를 떠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격을 당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그 도시에 머무르는 병기들에 관해 이야기를 했음을 알린 후에 그러한 병기들이 도시를 지배하고 있으며, 실제로 도시에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병기들로 인해 그러한 병기들로 인해 공포를 느끼며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거주하는 사람들이 밖으로 잘 나가려 하지 않아 조용한 곳이 더욱 고요한 곳이 되었다는 말을 하였다.
  병기들로 인해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이미 나도 하고 있었던 것. 그러하였기에 나는 "예상하고 있었던 거야." 라고 말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그 추측이 사실이었구나." 라는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아발라에게 자신에게는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지나칠 수밖에 없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서 원한다면 루시에나를 구출한 후에 그 군단의 근원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도록 하겠음을 밝혔다.
  분명 아발라는 그 현상을 가만히 두려 하지 않을 이가 아니었다. 아발라는 본래 다른 이를 괴롭힐 수 있을만한 존재를 가만히 두지 못하는 성품의 소유자이다. 일전에 그러한 면모를 '잘못된 현상이 있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가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을 행하고 본다' 라는 신념의 말로써 드러낸 적도 있는 이가 아발라였다.
  하지만 그 일을 행하다 보면, 루시에나를 구하는 일이 늦어지게 되며, 가급적이면 그 일을 서두르려 하는 나에게 있어서 시간적인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였기에, 처음에는 그렇게 그의 부탁을 거절하려 하였던 것이었다. 그러자 아발라는 나에게 물었다.
  "내가 언급한 바를 잊은 것은 아니겠지? 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들을 적대한 이가 나타나면 계속 괴롭히려 한다고 말했었잖아, 그들로 인해 도시의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언급과 함께. 그러한 병기들이 네가 도시를 벗어난 이후에도 추격하면서 괴롭히려 해도 좋아?"
  그러면서 그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 나서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이후, 나는 도시를 바로 벗어난 이후에 내가 처할 상황에 관한 상상을 잠시 하다가, 그들이 그들을 거쳐 남쪽 바다로 나아간 후에도 뒤쫓으며 괴롭히는 난감한 상황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앞길을 가로막는 적을 상대하면서 그들까지 상대하려면 번거로움 수준 이상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리라는 추측을 하면서, 그러한 일이 없도록 아발라의 제안대로 근원을 없애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그의 물음에 화답하였다.
  "알았어. 무시하려고 해도, 악마는 결국 도시의 중심부를 돌파해 가는 나를 괴롭히려 할 테니, 어쩔 수 없겠지. 네가 말한 대로, 병기를 제어하는 존재를 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도록 할게,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도시 내에 머무르고 있다면 도시의 어딘가에 분명히 자리잡고 있겠지."
  그 이후, 나는 아발라에게 리렌으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면 반드시 알려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어 대화를 마치고서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의 중심부를 향해 나아가려 하면서 그렇게 나아가는 동안 있을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들과의 전투에 신경을 기울이려 하였다.

  그 후, 나는 도시의 중심부인 광장의 모습을 작게나마 멀리 바라보면 볼 수 있는 곳에 이르면서 나를 향해 거리의 좌우에 위치한 구역에서부터 세 개씩 떠오르기 시작하는 비행체들의 모습을 보기 시작하였다. 그들 중 좌우 주변의 비행체들은 좌우에 넓은 삼각형 날개를 가진 갈색 작은 전투기였고, 가운데의 두 비행체들은 붉은색을 띠는 둥근 개체 뒤에 둥근 막대기형 물체를 달고 있으며, 앞쪽에 한 쌍의 검은 총포를 장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비행체들로서, 위쪽에 장착된 검은색을 띠는 X 자형 물체를 고속으로 회전시키고 있으면서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우선 소형 전투기들이 앞장서서 붉은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발사하면서 나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비슷한 상황이 다가왔을 때처럼 정령을 이용해 세 방향으로 발산되는 바람 칼날들을 이용해 전투기들을 격파하고, 이어서 나를 향해 작은 화염탄을 각자의 전방을 향해 연사하면서 나를 공격하려 하였으나, 그러는 동안 나는 이미 그들보다 높은 곳에 이르고 있으면서 그들의 머리에 달린 X 자형 물체를 하늘색 원이 가리키도록 하고 있었고, 그 이후에 곧바로 그 원들을 향해 두 줄기씩 하늘색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곡선을 이루며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 후, 선들이 X 자형 물체에 타격을 가해 그것들을 파괴시키고, 그로 인해 비행체들이 추락하기 시작한 이후, 나는 그들을 지나치고서 길 좌우의 두 개씩 가장 높은 곳에 포대 및 로켓 포대가 장착되어 있는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왼편에 있는 건물들 중 가장 앞에 있으며, 여섯 건물들 중에서도 가장 앞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의 서쪽을 향하고 있던 포대가 내가 위치하고 있는 방향을 향해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그 포대에서부터 미사일들을 12 발씩 발사되어 나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미사일들을 하나씩 하늘색 원이 가리키도록 하고서 그 원들을 향해 하늘색 바람의 기운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 미사일들을 파괴하도록 한 이후에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한 로켓 포대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 때, 포대 뒤쪽에서부터 네 대의 암청색을 띠는 전투기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그 전투기들은 고속으로 나를 향해 날아오더니, 나의 바로 앞에 이르자마자 각자 한 가운데 부분이 꺾이면서 앞 부분이 중심에 위치한 인간형 비행체로 그 모습을 변화시키려 하였다.
  그 후, 비행체들은 어깨에 장착된 붉은 구체에서부터 붉은 광선을 각자의 전방을 향해 발사하였다. 그러자 나는 4 줄기의 광선들 중 가운데의 두 광선 사이에 있으면서 전방을 향해 거대한 얼음 파동을 발사하여, 두 비행체를 동시에 공격하려 하였다.
  그로 인해 두 물체는 제법 큰 피해를 입었는지, 뒤로 상당한 거리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비행이 가능한지,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려 하였다. 그 때, 네 비행체가 일제히 어깨의 구체들이 밝게 빛나도록 한 후에 주황색 빛이로 이루어진 투명한 구체에 감싸인 채로 나를 향해 고속으로 돌진하려 하였다. 그러자 나는 일단 후퇴하면서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고, 뒤로 돌아가려 하면서 네 비행체의, 전투기의 모습을 보일 때, 머리 부분이었던 부분으로서, 변형된 이후에는 가운데에 위치하게 된 부분을 하나씩 하늘색 원이 가리키도록 하였다.
  그 이후, 하늘색 원들은 비행체의 몸체가 아닌 비행체를 감싸는 구체를 가리켰고, 그로 인해 무언가 불안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하였지만, 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려 하지 않으면서 하늘색 원들을 향해 하늘색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곡선이 나아가도록 하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하늘색 원들이 구체를 가리키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하늘색 바람으로 이루어진 기운들은 구체에 닿는 순간, 좌측 혹은 우측으로 꺾여 다른 곳으로 나아가다가 사라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고 당황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내가 방출한 기운들을 막아내고서 그들은 그대로 나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 어느새 나의 바로 앞에 이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기에 로켓 포대에서부터 16 발의 미사일들이 발사되면서 나는 계속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구체들이 미사일과 함께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하다 보니, 하늘색 원으로 미사일들을 가리키려 하여도, 미사일들만 가리킬 수 없는 상황에 내가 놓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결국 어쩔 수 없다는 생각 하에 하늘색 원이 4 개의 구체와 12 개의 미사일들 중 일부가 목표가 되도록 한 후에, 그렇게 목표가 정해지자 나는 위로 방향을 다시 전환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면서 위로 오르는 채, 정령으로 하여금 하늘색 바람의 기운을 방출, 곡선을 그리며 목표가 된 이들을 향해 그 기운들이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미사일들이 폭파되는 소리를 들으면서 원을 그리는 방식으로 로켓 포대의 바로 뒤쪽으로 날아가려 하였고, 그러면서 잠시 뒤를 돌아보며 미사일이 얼마나 파괴되었는지를 보려 하였다. 미사일이 파괴되는 소리가 몇 번 들리고 그친 탓에 그러한 일을 행하였는데, 과연 미사일은 4 개만 파괴되었고, 나머지는 무사하였다. 그리고 구체에 감싸인 비행체들은 여전히 미사일과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미사일들을 향해 날아가는 바람의 기운을 비행체들이 자신들을 감싸는 구체로 막아낸 모양이었다.
  그 이후, 나는 로켓 포대의 앞 부분에 붙어 있으면서 미사일과 비행체들이 나를 향해 날아올 때를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 미사일과 비행체들은 나와 비슷하게 원을 그리면서 나를 추격해 온 이후에 로켓 포대의 근처에 이르려 하였다. 그러다가 비행체들은 로켓 포대 근처에서 멈추었으나, 미사일들은 멈추지 못하여 계속 나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고, 그로 인해 12 발의 미사일들이 로켓 포대에 부딪치는 결과가 나타나고 말았다. 그렇게 미사일이 포대에 부딪쳐 충격이 전해지자 나는 로켓 포대에서 벗어났으며, 로켓 포대는 미사일이 부딪치면서 생기는 충격으로 계속 피해를 입다가 동력 부분이 폭파하고 발사대가 쓰러져 폭발, 붉은 화염과 연기를 일으키면서 최후를 맞이하였다.
  그 후, 비행체들을 감싸고 있던 주황색 구체가 사라지면서 그들은 공격 수단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되었는지, 나에게서부터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는 반격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추격하려 하였는데, 우측의 포대에서부터 광선이 발사되어 네 비행체들 중 둘을 격추, 소멸시켰다. 그 비행체들을 로켓 포대를 파괴시킨 원흉으로 오인한 모양이었다. 그 이후에도 남은 두 비행체는 계속 나에게서 도망치려 하다가, 다시 한 번 포대에서부터 발사되는 푸른 광선을 맞이하여 앞과 뒤로 물러나면서 그 공격을 피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뒤로 물러난 비행체를 향해 다가가서 그것을 하늘색 원이 가리키도록 한 이후에 그 원을 향해 세 개의 하늘색 줄기가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도록 하였다. 잠시 후, 그 타격을 받고, 그 비행체는 한 번 폭발을 일으키더니 추락하다가 다시 한 번 큰 폭발을 일으키며 소멸하였다. 남은 비행체는 하늘의 저편으로 도망쳐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이어서 나는 우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좌측을 향하고 있는 포대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 번개 줄기로 타격을 가해 파괴시킨 후, 뒤쪽에 위치한 광선 포대와 기관포를 발사하는 포대 역시 하늘색 바람의 기운과 폭풍과 낙뢰로 공격해 불꽃을 일으키며 폭파하도록 하고서 네 건물에 불꽃이 일어나고 그 불꽃에서부터 연기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뒤로 한 채,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후, 나는 나를 향해 도시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적인 7 개의 전투기 삼각 편대들이 하나씩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가 나를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발견해 나아갔고, 그 때마다 작은 전투기들을 초승달 모양의 바람 칼날로 제거하고 중앙의 큰 전투기는 내가 왼손으로 공기의 기운을 모아 하늘색으로 빛나는 거대한 구체를 만들어 중앙에 직격하도록 하여 파괴시키는 방식으로 편대를 제거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좌측의 3 개 편대, 우측의 3 개 편대를 없앤 이후, 나를 향해 8 대의 소형 전투기들이 화염탄의 대열로 나를 위협하는 것을 초승달 모양의 바람 칼날로 전부 파괴시키고, 이어서 편대의 중앙을 이루고 있는 것들과 같이 생긴 거대 전투기가 2 대가 좌우로 나란히 대열을 이루며 나타나자 좌측의 것부터 후측 중앙 부분을 번개 작살로 계속 타격을 가해 추락시키려 하였다. 추락하기 시작한 거대 전투기들은 폭발하면서 떨어지다가 지면에 닿기 전에 붉은 화염과 폭풍을 격렬히 발산하면서 사라졌다.
  그렇게 나를 향해 몰려오는 전투기들을 파괴시킨 이후, 한 동안 적들이 몰려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잠시나마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왔다고 생각하고서 한숨을 돌린 후에 지면으로 나아가 잠시 휴식을 취하려 하였다. 공중에서 쉴 수도 있었지만, 역시 휴식을 행하기에 지상에 머무르는 일만큼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었다.

  파란으로 가득했던 시간을 지나치고서 지상에 이른 나는 길 오른편에 위치한 작은 돌기둥 위에 앉아 있는 채, 거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처음으로 그 도시에 발을 붙이게 되었다.
  눈으로 덮여있는 건물과 거리 양 옆의 길들. 그리고 중앙의 큰 길 역시 곳곳에 수레의 바퀴 자국이 나 있고, 다른 곳보다 눈이 눌러져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새하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태고 시대부터 전래되어 온 분주한 거리의 모습과 유사하기는 하였으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달랐다. 누군가에 의해 소환된 건물들로 이루어진 도시. 그 도시의 건물들 사이로 냉혹한 바람이 불어와 쓸쓸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
  "분명, 병기들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겠지. 어떻게든 해결을 봐야 이 곳에 사는 사람들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그 때, 나의 우측에서 한 어린 여자아이가 급히 내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나를 지나치는 모습이 나타났다. 어두운 청록색을 띠는 소매가 길고 폭이 조금 넓은 상의와 다리까지 내려가는 긴 치마, 그리고 치마 앞 부분에 두르고 있는 하얀 앞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로서, 하늘색을 띠는 긴 머리카락을 아래로 묶고 있으며,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이였다. 외견상으로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고 여기어질만한 그 여자아이는 두 팔을 가슴 가까이에 올린 채, 두 손을 입가에 올리고 있으면서 다급히 도시의 중심가를 향하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무언가를 자신에게 중요한 것 혹은 소중한 것을 찾으려 하는 듯이.
  수많은 악마의 병기들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뛰어가고 있는 소녀를 보면서 분명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휴식을 끝낼 시기는 조금 더 뒤였지만, 상황 상, 어쩔 수 없었다.
  곧바로 날개를 펴고 낮은 높이에 떠 있는 채, 날개를 움직이며 소녀를 뒤쫓아갔다가 곧바로 소녀를 앞질러 그의 앞으로 나아가 소녀가 맞이할 수 있는 병기들과 맞서는 방식으로 소녀를 지키려 하였다. 과연 소녀의 앞길에 검은색을 띠며 바퀴가 달린 거대한 네모난 판 위에 여섯모를 이루는 상자형 물체가 장착되어 있고, 그 물체의 앞 부분에 길다란 포가 장착된 형태를 가지는 전차들이 길의 좌측과 우측에 1 대씩 모습을 드러내어 천천히 앞길을 나아가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우선 전차의 포가 장착된 부분을 하늘색 원으로 가리킨 후에 정령으로 하여금 원으로 가리킨 부분들을 향해 4 개씩 하늘색 바람의 기운을 방출하도록 하였다.
  그 때, 우측의 전차가 소녀의 모습을 발견하더니, 소녀를 향해 포를 발사하였고, 그 모습을 본 나는 다급히 소녀의 바로 앞에 이른 후에 초승달의 모양새를 가지는 바람 칼날을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불러와 그 칼날로 포를 공격, 공중에서 파괴되도록 하여, 소녀가 위험에서 무사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전차들을 향해 4 개씩 바람의 기운이 날아가 윗 부분의 중심에 타격을 가하였다.
  하지만 두 전차는 아직 무사하였고, 더 나아가 우측의 전차는 나와 소녀를 향해 다시 한 번 포를 발사하려 하였다. 이에 지팡이를 휘둘러 번개 작살로 포탄을 파괴시켰다.
  그와 동시에 바람의 기운에 의해 타격을 받은 두 전차의 윗 부분이 폭발하면서 전차의 몸체와 분리되어 잠시 하늘을 날았다가 지면으로 추락하였다. 그 후, 좌측 전차의 윗 부분은 전차의 몸체에 떨어져 폭발하면서 전차의 몸체까지 폭발하도록 하였으며, 우측 전차의 윗 부분은 몸체의 좌측에 떨어져서 폭발하였다. 그렇게 두 전차는 불길에 휩싸이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후, 소녀와 함께 길을 나아가는 도중에 좌우에 1 대씩 두 대의 전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소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우측의 전차부터 돌개바람을 이용해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하지만 위험은 예상외의 장소에서 발생하고 있었으니, 좌측에 있는 전차가 소녀에게 포신을 향하더니, 소녀를 향해 포를 발사한 것이었다. 그렇게 발사된 포탄은 곧바로 소녀를 향해 날아갔다.
  "안돼!!!" 그러자 나는 곧바로 그렇게 외치며 소녀를 향해 달려든 후에 가녀린 어깨를 두 팔로 끌어안은 채, 길 위에 쓰러지려 하였다. 쓰러져 있으면 포탄에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동안 소녀는 두 눈을 크게 뜨면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에 개의치 않고 곧바로 소녀를 바라보면서 자리에 앉은 후에 그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저 괴물들이 없어질 때까지 누워 있어. 누워 있으면 안전할 거야."
  그 후, 나는 소녀를 밟을 수 있는 소녀의 바로 앞에 위치한 전차부터 파괴하기로 마음을 먹고 전차의 포신을 초승달 모양의 바람 칼날로 계속 공격을 행하였다. 결국, 분리되어 지면에 떨어지는 포신. 그 후, 나는 하늘로 약간 높이 날아오른 후에 전차의 윗 부분, 그 중앙을 돌개바람으로 공격, 그 공격이 수차례 이어진 끝에 전차의 윗 부분이 부서지고 폭발하여 전차의 몸체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작동이 정지되었다.
  그 후, 나는 좌측의 전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공격해 파괴하려 하였다.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을 초승달 모양의 바람 칼날로 파괴시킨 후에 포신을 번개 작살로 파괴시키고 이어서 포신이 파괴된 흔적 내부로 하늘색 바람의 기운이 들어가도록 하여 내부에서부터 전차의 윗 부분이 타격을 받도록 하였다. 그 이후, 전차 윗 부분의 내부에서부터 격렬한 폭풍이 발생하면서 그 부분이 파괴되고, 그로 인해 전차는 몸체 위쪽이 불에 휩싸인 채, 무의미하게 움직이기만 할 뿐, 다른 기능의 발휘는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나는 안심할 상황이 왔다고 생각하면서 소녀의 곁으로 다가간 다음에 그의 곁에 앉고서 일어날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는 동안 소녀는 가만히 누워있기만 할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가 나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서 나에게 환한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그 후,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 역시 일어나서 그를 마주보고 서려 하면서 소녀에게 누구이며 무엇을 목적으로 길을 가고 있는지에 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일단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름이 뭐고, 무엇을 위해 길을 가고 있었니?"
  다소 다정한 느낌을 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소녀는 나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도 느꼈기 때문인지 쉽게 나에게 대답을 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나는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말하였다.
  "괜찮아,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방금 전에 도와주기도 했었잖아. 너를 해치려 하였다면, 어떻게 내가 너를 도와주려 하였겠니."
  그제서야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저의 이름은 르야나(Ljana). 라르니온(Larnion) 이라는 대륙 북쪽에 살다가, 이 곳으로 왔어요."
  그 대답을 들으면서 나는 소녀가 어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르야나, 그것이 그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쁘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설마 사람의 이름을 짓는데 불길한 존재나 악마에 관한 이름을 짓겠는가.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르야나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출신에 관해 놀랐다. 파드닌와 라르니온은 지도상으로 대각선상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얼핏 보면 가녀리면서 위험에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도 많지 않아 보이는 소녀의 모습인데, 아주 먼 곳에서부터 파드닌의 도시까지 이르려 한 것을 보면 정말 해야할 일이 있어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을 마칠 무렵, 소녀가 나에게 이름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나타라' 라는 내 이름만 밝히고서 정북쪽에 위치한 대륙의 서부에서 왔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르야나는 "그러하시네요." 라는 말을 건네고서, 알려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한 후에 그에 이어서 자신이 여행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저는 남동생을 찾고 있어요. 이름은 카티샨(Katisjan).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와 함께 잘 지내고 있다가, 갑자기 이상해지더니, 하얀 망토를 두르고 얼굴 부분에 유리가 달린 투구로 얼굴을 감추고 있는 악마와 함께 하늘 높이 날아갔었지요. 그 이후, 그 악마를 찾기 위해 이 곳까지 이르게 된 거예요.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라는 말을 하였다.
  카티샨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 그 아이를 찾기 위해 그는 지금껏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점에서는 나와 비슷하였다. 나 역시 한 사람을 찾기 위해 험난한 곳을 헤쳐가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었기에.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르야나라는 이름을 가진 그 소녀에 대한 강한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나도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이 곳에 이르렀어."
  그리고서 그에게 밝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어쩌면, 운명적인 만남일지도 모르겠네, 르야나."
  정말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길을 떠난 사람들이 같은 곳에 이르러서 그렇게 만나기에 이르렀으니. - 그러한 생각을 하다가 곧바로 르야나에게 그가 언급한 존재 -그의 동생을 납치했다는- 에 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네 동생, 카티샨을 데려간 이가 하얀 망토를 두르고 얼굴을 유리로 감추는 투구를 쓴 이가 맞니?"


다음 편에 계속